경제·금융 카드

카드사 수익 뒷걸음질

3분기, 이용액은 늘었지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영향

은행계 4社 순익 4.1% 감소





신용카드 및 카드론 이용액이 늘고 조달금리도 낮아졌지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의 영향으로 카드사들의 수익이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인터넷전문은행 등 중금리 대출 경쟁이 심화되면 수익 기반이 불안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3·4분기 실적을 발표한 시중은행 4곳 카드사(신한·KB국민·하나·우리)의 3·4분기 당기순익은 총 3,11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누적 당기순익도 전년보다 1.4% 감소한 9,197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카드 수수료 수익만 살펴보면 카드사들 전부 역신장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경우 3·4분기 누적 신용카드 수수료 이익(신한금융 기준)이 3,31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3,665억원보다 9.6% 감소했다.

다만 신용판매와 카드론 등 전체 취급액이 늘면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효과가 상쇄됐다는 게 신한카드 측 설명이다.


실제로 신한카드의 카드론 취급액은 5조5,06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8.9% 증가했지만 3·4분기까지 이자비용은 2,9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감소했다. 이에 따라 3·4분기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보다 4.5% 증가한 1,774억원을 올렸으며 누적 순익은 5,32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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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2위 KB국민카드는 3·4분기 당기순익이 82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3% 감소했다. 이에 누적 순익(2,354억원)도 전년 동기 대비 17.4% 줄었다. 역시 수수료율 인하 영향을 받았다. KB금융의 3·4분기 누적 신용카드 수수료 이익은 2015년 3,472억원에서 3,009억원으로 13.3% 줄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미래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 회원 모집과 마케팅 비용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우리카드도 3·4분기까지 누적 순수수료 수익이 38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637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순이자 수익은 2,752억원에서 3,160억원으로 늘었다.

카드업계는 올 들어 신용카드·카드론 이용액 증가, 조달금리 하락에 힘입어 실적이 선방했으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하방 압력으로 미래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올 초부터 연 매출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은 0.8%로, 연 매출 2억~3억원인 중소가맹점은 1.3%로 각각 낮춰졌다. 이에 평균 가맹점 수수료율이 지난해 상반기 2.08%에서 올 상반기 1.92%로 0.16%포인트 떨어지면서 8개 전업 카드사의 상반기 수수료 수익도 4,423억원이 인하됐다고 여신금융연구소는 분석했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파트 관리비 등 현금성 시장의 카드납부 확대와 모바일 채널 및 마케팅 강화에 따른 카드론 증가로 수익이 다소 늘고 있으나 신규 부수업무를 통한 새로운 수익원 확보는 지지부진하다”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환경이 악화하고 인터넷은행 등 중금리 대출 취급 금융사가 늘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감소한 수익이 두드러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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