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울버햄튼 대학과 포르투갈 아베이루 대학의 공동연구팀은 정자 속으로 숨어 들어가 정자가 헤엄치는 데 쓰는 꼬리의 움직임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맞춤형 신물질’(designer compound)을 개발했다.
연구를 이끈 울버햄튼 대학의 존 하울 박사는 이 물질은 성관계 몇 시간 전 혹은 몇 분 전에만 투여해도 정자의 움직임이 멈추며 난자를 향해 헤엄치는 힘을 잃어 수정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물질은 정자를 뚫고 들어가는 합성 펩타이드로 건강한 정자가 이 물질을 만나면 몇 분 안에 움직임이 멎는다. 펩타이드는 소수의 아미노산이 결합한 것으로 세포의 활동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하울 박사는 또 여성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임신을 시도하려면 최소 몇 주 또는 몇 달 전에 약을 끊어야 하지만, 이 남성 피임약은 며칠 안에 효과가 소멸해 정자의 정상기능이 살아나 임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2~3년간 이 남성 피임약을 살아있는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할 계획이다. 신약이 동물실험을 거쳐 출시되기까지 일반적으로 3~5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 약은 2021년 초에는 시장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울 박사는 이 남성 피임약은 경구용이나 코 스프레이, 피하 임플란트를 포함한 어떠한 형태로도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존 길보 생식의학 교수는 “여성이 전조성 편두통 또는 혈전 위험 증가 등의 부작용 때문에 경구피임약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남성 피임약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