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통신업체 AT&T와 미디어그룹 ‘타임워너’의 인수협상이 타결됐다.
AT&T 랜달 스티븐슨 CEO는 지난 22일(현지시각) 타임워너를 854억 달러(약 97조3560억 원)에 매입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국 통신·미디어 업계는 2011년 컴캐스트와 NBC유니버설 인수합병(M&A) 이후 최대 이슈를 맞게 될 예정이다.
AT&T는 미국 이동통신업체 2위, 케이블TV 공급업체 3위로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인수에 주력해 왔다. 지난해에는 위성TV 서비스업체 디렉TV를 285억 달러에 인수했다. 타임워너는 워너브러더스 영화사와 HBO, CNN 등 방송사를 거느리고 있는 쇼비지니스 기반의 콘텐츠 생산 기업으로 전해지고 있다.
AT&T는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최대 1000배 많은 동영상과 영화를 유통할 수 있는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될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타임워너 역시 모바일 중심으로 콘텐츠 산업이 변화하며 수익이 떨어지는 현재의 시장구조에서 동영상, 음원에서 영상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입장에서 안정적인 유통망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었던 것.
이번 입수합병으로 다른 경쟁 업체들 사이의 인수합병을 촉발하면서 업계의 지형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이 성공하기 위해선 두가지 난관을 돌파 해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먼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이라는 것이 과제.
IT업계는 FCC가 양사 합병을 면밀하게 조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FCC가 미국 이동통신사들의 성장을 제한하자 이동통신사들은 TV나 미디어업체와의 합병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는 ‘독과점금지법’을 통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까지 혹은 생산에서 배급망까지 일괄공정 시스템을 만들고 시장을 독점하는 거대기업의 시장교란을 저지해 온 바 있다. 미국 최대 케이블업체 컴캐스트는 NBC유니버설 합병도 논란 끝에 2년 여를 끌다가 어렵게 연방정부 승인을 받았다.
이들 두 기업의 합병절차는 기술과 법률 적 문제 등을 종합 해 볼때 앞으로 1년 정도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동안 미국 반독점 규제당국이 숭인을 조건으로 양사 인수 협상에 제동을 걸거나 합병 인가 조건으로 옵셥을 붙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또 다른 난관은 기술과 콘텐츠의 결합이 가져 올 시너지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다. 미국에서 IT와 쇼비지니스 대형 합병의 대표적인 사례는 2000년 1월 성사된 AOL과 이번에 합병 대상이 된 타임워너의 합병. 당시 인수 가격은 1650억달러로 이번 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두 기업은 이질 적인 기업문화로 2003년 이름을 다시 분리했고 2009년 분사하면서 다시 별도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이들이 결합은 빅딜의 대표적 실패사례(Big Failure)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합병에는 당시와 완전히 달라진 소비자 환경이다. 이는 스마트폰 대중화와 스트리밍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소비자가 콘텐츠 소비에서 결제까지 과정을 손가락과 모바일기기만으로 완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사진=타임워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