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CEO&Story] 권진혁 뉴트리바이오텍 대표 "남들이 가지 않은 길 걸으며 성장...글로벌시장 공략도 순항 중"

글로벌금융위기 몰아친 2007년

건강기능식품시장 과감히 진출

나스닥 상장사에 유산균 공급 등

2011년 이후 年50% 이상 성장

경기도 이천·美 댈러스공장이어

호주·중국에도 생산기지 추진중

2025년 전세계 1위 발돋움 목표

권진혁 뉴트리바이오텍 대표이사 /권욱기자권진혁 뉴트리바이오텍 대표이사 /권욱기자


서울 역삼동에 있는 권진혁(50·사진) 뉴트리바이오텍(222040) 대표 집무실에는 벽시계 4개가 나란히 걸려 있다. 시계는 각각 서울, 중국 상하이, 호주 멜버른, 미국 댈러스 시간을 가리킨다. 권 대표가 4개 도시의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를 한 곳에 걸어둔 것은 국내외 생산기지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다.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뉴트리바이오텍은 현재 경기도 이천과 미국 댈러스에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호주 멜버른에 생산기지를 짓고 있다.

“국내외 공장 현황을 시간대별로 정확히 파악하고 직원들에게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해 제 집무실뿐 아니라 주요 사무실에도 벽시계를 걸어두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까지 호주 공장을 완공하고 앞으로 중국 공장 가동을 시작해 3~4년 내 안정적인 건강기능식품 글로벌 서플라이체인(상품생산·공급)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중견기업이 3곳에 해외 생산기지를 두는 데 대해 주위의 우려도 있지만 권 대표는 그동안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으면서 회사를 일으켜 세웠다며 글로벌 확장전략도 성공을 거둘 것으로 자신했다.

권 대표가 뉴트리바이오텍을 창업하게 된 것도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결과였다. 대구대를 졸업한 후 한보그룹 계열사인 상아제약에 취직해 회사원으로 지내던 그는 지난 1997년 한보그룹이 해체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까지 닥쳐 위기는 가중됐다. 하지만 그는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다른 사람은 집값이 떨어지자 집을 팔기에 바빴지만 권 대표는 가격이 떨어진 집을 사들였다. 부동산 재테크로 회사를 차릴 수 있는 종잣돈을 마련했고 2002년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기획해 외주생산으로 공급하는 마케팅컨설팅 회사인 뉴트리바이오텍을 창업했다.

“건강식품뿐 아니라 가전제품·밥솥·의류·칫솔 등 생활용품까지 기획·생산해 유통회사에 넘겨 판매했습니다. 성과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매출액의 3~4%를 영업이익으로 내면서 비교적 회사를 잘 운영했지만 권 대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2007년 제조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소비자는 A를 원하고 내가 가진 생산 시스템은 B일 경우 조금만 바꾸면 A를 생산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제조업체는 시스템을 좀처럼 바꾸려 하지 않았다”며 “내가 직접 제조업을 하게 되면 소비자나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을 잘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과감히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중 어느 분야에 진출할지 고민하다가 그는 건강기능식품을 택했다. 2007년 당시에는 건강기능식품 업황이 좋지 않았는데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과감히 선택한 것이다. 권 대표는 “화장품은 인간이 70~80세까지만 사용하지만 건강기능식품은 100세까지 먹지 않느냐”며 “국내외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투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도 이천에 생산공장을 설립했고 뉴트리바이오텍은 ODM 방식으로 비타민과 오메가3·유산균 등을 본격적으로 생산했다. 초기에는 난관도 많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영업에 애를 먹으면서 2008년에는 매출액 40억원에 영업손실 25억원을 기록했다. 은행에서 대출을 연장해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권 대표는 살아남으려면 안전한 거래처를 확보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보고 고객사의 신뢰를 얻기 위해 연구개발(R&D)시설을 확충하고 품질관리를 강화했다. 원료부터 가공, 생산, 유통까지 엄격한 품질관리를 위해 업계 최초 ‘미국 국제위생안전 인증기관(NSF)’ 인증을 획득했다. 고객사들은 제품을 납기에 맞춰 제때 공급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시스템도 정비했다. 그 결과 2009년 경남제약과 5년간 비타민 제품 공급계약을 맺었고 2009년 매출 1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었다.

뉴트리바이오텍이 본격적으로 도약한 것은 해외 고객사를 확대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4년간의 노력 끝에 2011년 나스닥 상장회사인 미국 건강식품 업체 M사에 첫 유산균 제품 공급을 시작했고 I사·A사 등 해외 기업으로 거래처를 확대했다. 그 결과 2011년 이후 매출액이 매년 50%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770억원가량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전체 매출액에서 수출 비중은 50%가 넘는다. 현재 연간 680여개의 제품을 생산해 국내와 해외 3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권 대표는 해외 생산기지 확충으로 오는 2025년 전 세계 1위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로 발돋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 미국 댈러스에 생산기지를 건설했으며 호주와 중국 공장도 내년에 완전히 가동되도록 할 예정이다. 전 세계 주요 거점에 생산기지를 건설해 글로벌 시장을 더욱 효과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그는 건강기능식품 원료 시장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원료까지 직접 생산해야 고객사와 일반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권 대표는 뉴트리바이오텍 내 기술연구소와 R&D 전문 자회사 뉴트리사이언스를 통해 R&D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힘쓰고 있다. 실제로 뉴트리바이오텍 내 R&D 인력은 지난해 초 40명에서 현재 90여명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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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인 화장품 ODM 업체인 코스맥스그룹과의 시너지도 강화할 예정이다. 뉴트리바이오텍은 2014년 6월 코스맥스그룹 자회사로 편입됐다.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강화하려는 코스맥스그룹이 과감히 뉴트리바이오텍에 투자한 것이다. 현재 권 대표는 뉴트리바이오텍 지분의 약 15%를 보유하고 있다. 코스맥스의 거래망을 활용하면 뉴트리바이오텍의 해외 시장 공략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다가 건강기능식품 ODM 업체를 창업해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됐습니다. 끝까지 도전정신을 발휘해 뉴트리바이오텍을 글로벌 넘버원 건강기능식품 업체로 만들겠습니다.”



“인재가 기업의 미래”...사내대학 열고 외국어 학습 지원



권진혁 뉴트리바이오텍 대표가 회사를 경영하면서 크게 신경을 쓰는 것 중 하나가 직원교육이다. 뉴트리바이오텍을 이끌어갈 분야별 직종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사내대학(NB Academy)’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이사를 비롯한 사내 임원과 팀장들이 직접 강사가 돼 본인들이 알고 있는 회사 업무와 지식을 강의한다. ‘건강기능식품 제조 및 이해’ ‘기업회계 및 재무구조’ ‘품질교육’ ‘기능성 원료와 최신 트렌드’ 등의 강의가 개설되면 직원들은 자기가 듣고 싶은 것을 신청해 수강한다. 보통 3~5개월 과정으로 운영되며 월 1~2회씩 수업을 진행한다. 사무직 직원들은 ‘건강기능식품 제조 및 이해’ 수업을 들으며 건강기능식품이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는지 배울 수 있다.

권 대표는 “사내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앞으로 회사에 더욱 필요한 인재가 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중국어 등 외국어 학습도 지원한다. 글로벌 수출전문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어학교육을 지원한다. 직원들은 외국어 교육으로 거래하는 국가에 대한 영업능력을 키울 수 있다. 어학 실력이 좋으면 중국 상하이법인, 미국 댈러스법인, 호주 멜버른법인에서 근무할 수 있다.

권 대표는 직원 처우개선에도 신경 쓰고 있다. 취업규칙에 정년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뉴트리바이오텍에 근무하다 정년을 넘긴 직원도 환경미화 등 다른 업무에서 정직원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한다. ‘직원들의 건강한 삶과 행복도 함께 만드는 기업’이라는 회사 이념에 따라 직원들에게 자기계발과 도서 구입, 체력단련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지원한다.

권 대표는 “복지에 신경을 쓰면서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며 “직원들 대부분이 자사주를 보유해 회사에 큰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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