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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이끄는 티격태격 ‘부부케미’...정준하-박명수, 만났다하면 웃음 빵빵

22일 ‘무한도전’ 자연인과 머슴으로 분한 박명수-정준하, 떼려야 뗄 수 없는 ‘하와 수’의 찰떡 호흡

‘반대가 끌리는 이유’

박명수-정준하,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을 보면 이 말부터 떠오른다. MBC ‘무한도전’에서 ‘하와 수’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오랜 시간동안 재미를 이끌어 온 박명수-정준하 콤비가 오랜만에 ‘우린 자연인이다’ 특집으로 다시 뭉쳤다.


사건의 발단은 올해 초 방송된 ‘무한도전-행운의 편지’ 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션의 결과에 따라 박명수는 ‘폭포에서 명상하기’, 정준하는 ‘박명수의 머슴이 되기’라는 벌칙을 받게 된 것.

‘무한도전’ 정준하, 박명수가 ‘우린 자연인이다’ 특집에서 자연인과 머슴으로 변신했다./사진=MBC ‘무한도전’‘무한도전’ 정준하, 박명수가 ‘우린 자연인이다’ 특집에서 자연인과 머슴으로 변신했다./사진=MBC ‘무한도전’


22일 방송된 ‘우린 자연인이다’ 특집에서 박명수는 오랜 기간을 산 속에서 생활한 자연인으로, 정준하는 그 옆에 머슴으로 등장했다. 머슴 정준하에게 ‘해수’라는 이름을 지어준 박명수는 시종일관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정준하를 채근했고, ‘명수세끼’를 위해 묵묵히 식사준비를 하던 정준하가 참던 설움을 폭발하며 반항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앙숙같이 서로 으르렁 거리는 두 사람의 모습은 ‘무한도전’ 속에서 한두 번 비춰진 것이 아니다. 방송을 통해서도 극명하게 보이는 두 사람의 달라도 너무 다른 성격. 박명수가 ‘나는 나만의 길을 간다’ 식의 독불장군 스타일의 성격이라면, 정준하는 주변 사람들과 시선에 많은 영향을 받는 세심한 성격을 가졌다.


예능의 재미는 짜여진 대본보다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돌발 상황이나 갑자기 튀어나온 출연자간의 대화 속에서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무한도전’의 제작진들은 사소한 것을 발단으로 두 사람이 대립하게 되는 상황을 놓치지 않고, 현명하게 웃음 코드로 활용했다. 10만원을 놓고 얽힌 채무 관계에서 발생한 언쟁이나, 정형돈 집에 깜짝 방문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두 사람의 싸움을 가감 없이 보여주면서도 ‘주간시트콤 하와 수’라는 자막으로 예상치 못한 상황을 캐릭터로 승화시켰다. ‘하와수’라는 ‘무한도전’의 효자 아이템이 이때 탄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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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새 없이 옥신각신하는데도 시청자들이 이 둘의 다툼을 불편해 하지 않는 것은 가장 먼저 ‘무한도전’ 팀 내에서 가장 큰 형들이자 마흔도 넘은 사람들이 벌이는 ‘초딩’같은 유치한 말싸움에서 오는 재미에 있다. “우리 엄마는 너 싫어해.”, “우리 할머니는 당신 나오면 욕을 해.”라고 논쟁을 벌이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있는가하면, 279회 ‘명수는 열두살 특집’편에서는 “우리 아버지는 군산에 몽키스패너야.”, “우리아버지는 울고 넘는 염천교였어.”라고 말하며 대립했고, 이윽고 각각 아버지 분장으로 등장해 웃음을 유발했다.

찰떡 호흡을 선보이는 박명수와 정준하/사진=MBC ‘무한도전‘찰떡 호흡을 선보이는 박명수와 정준하/사진=MBC ‘무한도전‘


또, 그들의 싸움은 늘 예상치 못한 곳에서 허무하리만큼 쉽게 화해를 한다. 서로를 죽일 것처럼 달려들다가도 유재석만 챙기는 제작진에게 한 마음으로 불만을 토로하는가하면, 여행지 선정에서부터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으며 여행 내내 엇갈리던 두 사람이 노래방에서 다정하게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22일 방송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머슴은 주인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데, 얘는 먹을 것만 나왔다하면 정신을 못 차린다. 조만간 3일장 열리면 내다 팔 거다.”고 말하던 박명수는 정준하가 만든 무밥을 맛을 보고는 “양념장이 새콤달콤하다.”, “가게 하나 낼래?”라며 언제 호통을 쳤나 싶게 칭찬을 늘어놓았고, 내내 박명수의 독재에 분노를 삭이던 정준하는 그 말 한마디에 금세 얼굴에 미소를 드리우며 앙금을 풀어냈다. 이런 두 사람의 모습은 마치 20~30년 함께 동거 동락한 부부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서로에 대한 애증은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리는 말처럼 두 사람을 꽤 괜찮은 웃음 파트너로 만들었고, 시청자들로 하여금 믿고 볼 수 있는 ‘웃음 콤비’로 자리매김했다.

‘천상 커플’이라는 제작진의 자막 센스가 돋보였던 ‘무한상사 야유회 특집’이나, 일명 ‘불장난 댄스’로 화제를 모았던 ‘우천시 취소 특집’편, 즉석에서 서로에게 피터와 조나단이라는 애칭까지 지어주는가 하면 서로의 귀를 파주기까지 하던 ‘짝꿍특집’ 등. 두 사람이 보여준 ‘부부케미’는 두고두고 많은 ‘무한도전’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실제로 2011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는 두 사람이 시청자 투표 결과로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와 수’라는 공식적인 명칭 이외에도 ‘피터와 조나단’, ‘칠성이와 삼식이’, ‘정재수와 역겹이’, ‘춘삼이와 영길이’ 등의 이름을 얻으며,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의 단짝처럼 그때그때 상황극 속에 녹아들었다. 툭하면 제기되는 ‘무한도전 위기설’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척하면 척’하고 상대의 개그를 받아주는 두 사람의 호흡과 그들이 만들어 내는 상황극에 양념을 쳐가며 재미를 끌어올려주는 나머지 멤버들이 보여주는 10년의 세월이 만든 이러한 내공에 있다.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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