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최순실 국정개입 파장] '있을수 없는 일'이라더니...청와대가 거짓 해명한 셈

[커지는 '말 바꾸기' 논란]

연설문 유출파문 외에도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사실일 가능성 적지않아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연설문 유출 파문에 대해 사실상 인정하고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면서 청와대의 ‘말 바꾸기’ 논란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20일 한 언론이 최순실씨의 측근인 고영태씨의 입을 빌려 “최씨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는 일”이라고 보도한 것에 대해 “말이 되는 소리냐”며 반박했다.


당시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K스포츠재단 직원 채용 때 청와대가 인사검증을 했다’는 보도에 대한 질문에도 “똑같은 맥락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일방적인 의혹 제기에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도 2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청와대의 태도는 24일 최씨의 컴퓨터 파일을 입수·분석해 ‘최씨가 대통령의 연설문과 인사자료 등을 사전에 받았다’는 사실을 입증한 뉴스가 나오면서 180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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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보도 이후 내내 침묵을 지켰던 청와대 측은 이날 오전 관계자가 “모든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오후 전격적으로 기자회견을 감행, 관련 의혹을 사실상 인정하면서 결과적으로 지난 며칠 동안 ‘거짓 해명’을 한 셈이 되고 말았다.

더 큰 문제는 연설문 유출 파문 외에 ‘최순실’이라는 비선 실세를 고리로 해 제기된 여러 의혹들이 연이어 사실로 입증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그동안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에 권력 실세가 개입됐다는 의혹에 대해 “순수한 자발적 모금이었다”고 해명했으며 박근혜 대통령 역시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만약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 자금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다. 더 이상 의혹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감독기관이 (재단) 감사를 철저히 하고 모든 게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지도·감독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연설문 유출과 마찬가지로 이들 의혹마저 사실로 확인되고 권력형 비리의 또 다른 사례들이 추가로 폭로될 경우 임기 말 정권의 운명도 송두리째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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