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차 임원 임금 10% 자진 삭감] 3분기 실적 최악...위기경영 본격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전 임원이 임금 10%를 자진 삭감하기로 한 것은 주력기업인 현대·기아차가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18년 만에 글로벌 판매량이 후진할 것으로 예상될 만큼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기아차 멕시코 공장과 현대차 창저우 공장을 가동하는 등 글로벌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년에도 경영위기가 구조화될 수 있다는 점 또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다. 유럽(7.3%), 미국(2.4%), 중국(6.7%) 등 주요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판매 증가율이 시장 평균 성장률에는 못 미친다. 특히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판매량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올 들어 9월까지 글로벌 판매실적은 전년 대비 1.8% 줄어든 562만1,910대에 그쳤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판매목표치인 813만대는 물론 지난해 판매량(801만대)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이 800만대에 못 미칠 경우 IMF 외환위기 이후 18년 만에 역신장을 기록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 파업으로 3조원대의 생산차질이 빚어졌고 내수 판매량도 줄어 60%대 점유율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주요 차종에 탑재된 ‘세타Ⅱ’ 엔진과 관련해 결함 논란이 일면서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보증기간을 연장하는 등 각종 악재가 겹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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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감소뿐 아니라 수익성도 악화일로다. 2011년 10.3%였던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올 상반기 6.6%까지 떨어졌고 기아차도 2011년 8.1%에서 올해 5.2%로 급락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6일·27일 3·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양사의 실적은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가장 저조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임원들이 임금을 자진 삭감하고 위기극복에 솔선수범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임원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판매량이 정체되자 2009년 한해 동안 급여 10%를 삭감한 바 있다. 임직원들이 위기극복에 동참한 결과 당해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가량 늘었고 이듬해에는 23.8%나 증가해 500만대 판매 시대를 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에 미국·유럽·중국 등 주력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임원들의 급여삭감은 비상한 각오로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해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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