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국, 세계은행 기업환경평가 4위에서 5위로 하락

정부, “규제개혁 등으로 세계적 수준 도달” 자평

기업, “노동환경 평가 항목 없어... 현실과 달라”

우리나라가 세계은행(WB)이 평가하는 ‘기업 하기 좋은 국가’ 5위에 선정됐다. 소액투자자 보호와 건축 인허가 분야 순위가 각각 5계단, 3계단 뒤로 밀리면서 전체 순위가 역대 최고인 4위를 기록했던 지난 해에 비해 1계단 하락했다.

26일 WB가 발표한 기업환경평가에 따르면 한국은 평가대상 190개국 중 5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9년 19위에 머물렀던 우리나라는 매년 순위가 오르다 2015년 4위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 1계단 낮아지기는 했지만 2014년부터 3년 연속 톱5를 유지하고 있다. 1위는 뉴질랜드, 2위는 싱가포르, 3위는 덴마크, 4위는 홍콩이 각각 차지했다. G20 국가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가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1위다. 미국은 8위, 일본은 34위, 중국은 78위를 기록했다.

평가는 기업이 창업을 해 퇴출 절차를 마칠 때까지 총 10단계에 걸쳐 각 단계별로 필요한 행정절차의 수, 소요 시간 및 비용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예를 들어 창업의 경우 한국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 10배 규모의 자본금으로 서울에 주식회사 설립 시 필요한 절차(단계수), 소요시간(일), 비용 및 최저자본금(1인당 GNI 대비 비중) 등이 평가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한국은 소액투자자보호 분야에서 전년 대비 5계단 하락한 13위로 내려앉았다. 건축 인허가 부문에서도 3계단이 하락한 31위로 추락했다. 통관행정, 자금조달 등도 각각 1계단, 2계단 하락해 32위, 4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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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창업 분야는 무려 12계단이 올라 11위를 차지했다. 특히 법적분쟁해결 부문은 1계단이 상승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금납부, 재산권 등록 분야는 각각 6계단, 1계단 올라 23위와 39위를 차지했다. 전기공급과 퇴출은 지난 해와 같은 1위와 4위를 유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평가 결과에 대해 “정부가 규제개혁·제도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업하기 더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경제·사회 전반을 개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가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기업들이 가장 큰 애로를 겪고 있는 것은 낮은 고용유연성인데 조사항목을 보면 그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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