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했던 신흥국 시장의 수익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최근 선진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 및 인컴(주식 배당, 채권 이자와 같이 정기적인 수익) 창출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하반기 들어 변동성에 등을 돌렸던 투자자들이 되돌아오면서 3·4분기에는 2·4분기의 3배에 이르는 210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안정의 기미를 보이는 중국, 회복세인 미 달러, 선진시장 주식 대비 저렴한 밸류에이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정치적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이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저인플레이션 및 선진시장 중앙은행들의 비전통적 통화정책 덕분에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보다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채택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아시아 시장의 성장 회복은 내수에서 시작되고 있다. 글로벌 성장률의 부진으로 수출주도형 국가들이 상당기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아시아 전체 2016년 상반기 소매판매 증가율이 상승하는 등 내수 시장의 여건은 여전히 양호하다. 아시아의 중산층 증가는 지속적으로 내수소비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해 동안 승용차 총 판매량이 회복됐다. 대다수 아시아 경제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조합해 시행하고 있다. 재정 지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진했던 최근에 비해 향후 5년간 더 높은 비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인프라 투자가 아시아의 성장률을 높이는 핵심적 동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프라 투자도 성장률 회복의 밑거름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국가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이 약 8조달러에 이르는 등 상당 규모의 인프라 수요가 존재한다. 이러한 지출은 생산성을 높이고 더 높은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고자 하는 민간 부문의 활동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아시아 주식의 자금 유입이 급증한 이면에는 추진요인(push factor)과 유인요인(pull factor)이 모두 작용했다. 추진요인에는 선진시장 주식의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 일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미국의 부진한 성장률 등이 포함된다. 주요 유인요인에는 오랜 기간 아시아에 자산배분을 늘리는 것을 막는 장벽이었던 기업이익의 회복이 있다. 이익 전망 조정 비율이 아직 마이너스 영역에 있기는 하지만 2015년 저점 이후 6개월 연속 개선됐다.
업종면에서는 소비 관련 업종이 내수소비의 꾸준한 성장에 힘입어 가장 강한 기업이익 전망 조정을 겪고 있다. 실적 증가, 배당 및 현금흐름 모두 기준 지수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정보기술(IT) 제품 사이클이 한국·대만과 같은 국가에 특히 유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수 분기에 걸쳐 경제 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아시아 주식 가운데 경기순환 업종을 중심으로 배당 인컴과 자본 차익 간에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 다만 달러 강세 재개는 리스크 요인이기는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장 리스크로 떠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