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끝난 뒤 국회 귀빈식당으로 이동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최순실씨의 국정운영 개입 의혹이 확산되면서 26일 진행된 국회 일정에서도 최씨 의혹 규명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졌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검찰 고발을 의결했으나 이에 앞서 야당 의원들은 최씨 의혹과 관련해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참모진의 전원 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아울러 지난 국감에서의 발언들을 토대로 국회 위증 혐의를 적용해 추가 고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늘은 참담한 날”이라며 “우 수석뿐만 아니라 이원종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 모두가 국기문란의 중심에 섰기 때문에 고발뿐만 아니라 총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간사인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비서실장과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이 국감에서 한 발언이 이후 언론보도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위증에 대한 고발 여부를 여야가 다시 논의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청와대 관계자들이 국감에서 비선 실세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위증죄이거나 설령 몰랐더라도 직무유기 혹은 태만에 해당한다”면서 “청와대의 업무현황을 듣는 회의를 조속히 소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진석 위원장은 “이 비서실장의 위증죄가 성립하려면 허위진술 여부에 대한 면밀한 사실관계가 필요하니 여야 간사가 협의를 진행해달라”면서 “11월2일 예산안 심사에 이 비서실장 등이 출석하는 만큼 직접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위증죄 고발 여부를 판단하는 게 온당하다”고 정리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이원종 비서실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야당은 내각을 비롯해 청와대 비서진의 총사퇴를 요구했고 황 총리와 이 비서실장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박홍근 더민주 의원이 황 총리에게 내각 총사퇴 의향을 묻자 황 총리는 “국민에게 걱정과 염려·심려를 끼친 데 대해 대단히 송구하다”면서 “저를 비롯해 (국무위원들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 역시 “취임 첫날부터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마찬가지이고 지금도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박 대통령도 검찰의 수사 대상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헌법 184조에는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하고 있다. 내란·외환의 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을 수 있다”면서 “대통령은 수사를 받지 않을 수 있다고 해석되는 게 다수설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