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에 공개되는 각종 경매 데이터를 살펴보면 연일 지난 2007~2008년 이후 최고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평균 낙찰가율이 95%를 넘나들고 있으며 물건별로 살펴보면 120~130%에 낙찰되는 물건들도 부지기수다.
이런 고낙찰가 시대에 자칭 경매·부동산 전문가들이 언론이나 공개된 강연에서 “경매 낙찰은 명도 등의 추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낙찰가율 90%대 이상을 주고 사면 무조건 손해”라며 “지금은 경매에 들어갈 시점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하거나 “높게 낙찰받은 사람들이 경매를 잘 모르거나 혹은 낙찰 욕심으로 무리하게 사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경기 고양시에서 감정가 3억7,900만원의 134%에 이르는 5억600만원에 낙찰된 1층 주상복합 상가는 공개된 임대차 현황을 살펴보면 적절한 대출을 동반할 경우 7% 전후의 투자수익이 나오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난달 감정가의 120% 이상의 가격에 낙찰된 서울 압구정동 H아파트의 경우 강남 재건축 아파트 상승세에 힘입어 실제 시세에 비해 수천만 원 이상 싸게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정가의 20~30%를 더 줬지만 최근에 들어보기 힘든 높은 수익을 기록한 사례들이다.
낙찰가율이란 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을 나타낸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준이 되는 감정가이지만 그것이 책정되는 시점은 최소 5~6개월에서 수년 전일 수도 있다. 한 달 사이에도 시세가 변동하는 지금의 시장에서 6개월 전 감정가는 그저 참고 자료일 뿐이다.
시세 변동이 크지 않았다면 앞서 언급한 전문가들의 우려는 사실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지금의 시장 상황에서 단순히 하나의 지표만으로, 혹은 과거에 통용되던 기준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어 보인다. 부동산 가격 하락기가 되면 기준은 또 달라질 것이다.
다들 높다고 뒤돌아서는 시장에서도 기본을 지켜 수익을 내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투자할 곳이 없다고 불평하기보다 지나쳤던 내 주변의 작은 기회부터 다시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