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리더십 붕괴...국가 비상사태] "비상한 각오" 외치더니...말뿐인 경제장관회의

일주일 되도록 일정조차 못잡아

비판에 뒤늦게 조율...27일 개최

지난 19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비상한 각오”를 강조하며 매주 경제장관회의를 열겠다고 했지만 일주일이 지난 26일까지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지난 회의에서 참석인원 17명 중 고작 3명만 참석해 비판을 받은 정부는 이번에는 회의 일정조차 못 잡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뒤늦게 일정을 조율해 27일 만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경제부총리는 19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대내외 위험요인을 놓치지 않고 비상한 각오를 갖고 무겁게 점검해나가겠다”며 매주 경제부처 장관들이 얼굴을 맞대고 회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꼭 일주일이 된 이날까지 회의는 없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26일 회의가 개최되려면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종합정책질의가 열리기 전인 오전에 조찬을 먹는 형식으로 열려야 했지만 회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대신 기재부는 27일 오전 비공개 회의를 연 뒤 논의 내용을 보도자료 형태로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경제상황이 엄중하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대다수의 장관이 불참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16개 부처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이 참석 대상이었지만 유 부총리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등 3명만 참석했다. 부동산 투기 열풍, 구조조정, 쌀 직불금 등 현안과 맞닿아 있는 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금융위원회·농림축산식품부는 장관은 불참하거나 대리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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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유 부총리는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를) 일주일마다 이슈를 정하고 관련된 장관들끼리 만나 토론하는 방식으로 바꾸려고 한다”며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일정조차 미리 공지가 안 된 회의에서 얼마나 내실 있는 토론을 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전문가는 “경제문제가 안 터지게 관리해야 할 시기에 번번이 레임덕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경제부처 관료들은 수십번 회의를 열어서라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청와대에서도 최순실 사태로 경제부처를 틀어쥘 힘도 없고 관료들도 내년 대선 이후를 생각하며 소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회의 결과에서는 기대감을 낮췄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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