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치분석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이날 클린턴이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와 뉴욕주를 비롯해 ‘우세’ 지역만 따져도 전체 선거인단(538명)의 과반인 270명을 넘어 27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는 클린턴이 경합주인 버지니아에서 일찌감치 승세를 굳힌데 이어 초경합주인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 3개 주 중 펜실베이니아까지 안정적 지지세를 구축한 데 따른 것이라고 RCP는 덧붙였다.
트럼프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126명에 그쳤으며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아이오와, 애리조나, 조지아, 텍사스 등 9개 주 선거인단 140명 확보전은 ‘경합’으로 분류됐다. 클린턴이 접전를 보이는 플로리다에서도 앞서 있고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와 애리조나 마저 표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어 RCP는 트럼프 선거인단이 200명에도 못 미치며 대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날 AP통신이 공개한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은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중 51%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37%)를 14%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힐러리는 특히 젊은 층 유권자의 지지율이 트럼프(21%)의 2배를 넘는 49%에 이른 반면 트럼프는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공개된 이후 지지기반인 보수적 기독교 여성들 마저 급속히 등을 돌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선 판세가 기울자 트럼프가 전날 플로리다 유세 도중 자신의 골프리조트에 들려 홍보에 매진하는 등 선거 패배 후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챙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이날 흑인 유권자가 많아 패배가 확정적인 워싱턴DC의 ‘트럼프 호텔’ 개장식에 참석했다는 것이 배경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경합주에서 한 표라도 더 끌어모을 수 있는 막판 2주일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화당은 대선에 패하더라도 클린턴의 최대 약점인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사용 스캔들을 쟁점화해 청문회나 특검을 통해 클린턴을 압박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역시 현재 자신에 대한 75건 이상의 소송에 직면해 있고 성추행 의혹 고발 여성과 대선 결과에 따른 소송 제기도 스스로 공언한 상태여서 선거 이후 줄소송전을 펼쳐야 할 처지다. /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