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자신이 고문으로 속한 한 기업을 통해 고액강연을 주선 받거나 가족재단인 ‘클린턴재단’에 수천만 달러의 기부금이 흘러 들어가도록 한 정황이 미 언론에 보도됐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클린턴 전 대통령의 측근 더글러스 밴드가 과거 기록한 12쪽짜리 메모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힐러리가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던 2011년 당시 밴드의 컨설팅회사인 ‘테네오’의 고문으로 활동했다. 클린턴재단의 기금모금자로 10년 이상 활동해온 밴드는 당시 코카콜라와 다우케미칼 등 대기업 임원들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클린턴재단에 수백만 달러의 기부금을 내도록 했다. 또 대형은행인 UBS도 클린턴재단에 54만 달러를 기부토록 했다.
UBS는 이 밖에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총 3차례에 걸쳐 강연 기회를 주고 90만 달러를 지급했다.
2011년 11월 메모에 따르면 이렇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보장해준 유급강연 등 ‘비즈니스 주선’은 3,000만∼6,000만 달러에 달한다.
의회전문매체인 ‘더 힐’은 “이 메모는 클린턴재단과 클린턴 가족의 비즈니스 간 뒤얽힘을 보여준다”며 “밴드는 비영리기구를 위한 기부금을 걷으면서 동시에 전직 대통령을 위한 영리 기회를 보장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테네오’ 측은 “클린턴재단이 전 세계에서 하는 좋은 일을 지원하기 위해 기부금을 기업들에 요청한 것”이라며 “우리 회사는 이 일과 관련해 어떤 금전적 혜택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