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근(53·사진)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미리 전달받아 수정했다는 의혹에 대해 “연설문 내용 대부분을 자신이 썼다”고 밝혔다.
한국증권금융 상근감사위원으로 재직 중인 조 전 비서관은 28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순실씨에 대해 전혀 몰랐다. 연설문을 누군가 중간에서 손댔다고 의심한 적도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조 비서관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온 사실이 언론보도로 드러난 지난 25일 이후 처음이다. 조 전 비서관은 3년6개월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으로 대통령 연설문 작성 업무를 맡았다. 특히 올 초 사석에서 “연설문을 작성해 올리면 이상해져서 돌아온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연설문 유출 의혹을 풀어줄 핵심인물로 지목됐다.
그는 연설문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뒤 “말씀자료 정리해서 대통령께 올리면 큰 수정이 없었으며 수정이 있었던 것은 구체적 표현이나 단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자주 사용한 우주와 혼·기운 같은 독특한 단어를 직접 쓴 것인지에 대해서는 “청와대 보안 규정상 세세한 것을 말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