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고급 음식으로 꼽히는 초밥은 한 때 비난의 대상이었다. 지난 1964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미국에서는 일본의 올림픽 개최를 반대하는 여론이 일기도 했다. 날생선을 먹는 야만적인 나라라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지금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 어디를 가도 초밥집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초밥은 세계적인 음식으로 자리 매김 했을 뿐 아니라 훌륭한 사업 아이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초밥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의 생각은 고정적이지 않으며 각 나라에서 잘 팔리는 상품은 다른 국가에서도 돈이 되는 사업 아이템이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새책 ‘2017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는 전세계 86개국 126개 무역관에 수백 명의 주재원을 두고 있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세계 각국의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취재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책에는 12가지 트렌드를 바탕으로 각국의 비즈니스 금맥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이템은 물론, 많은 기업들이 타깃으로 삼아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면모가 담겨 있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은 비즈니스도 다양하게 실려 있다. 단순히 인기 상품을 열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의 비즈니스 가능성에 대해서도 분석을 진행해 새로운 사업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것이 책의 큰 특징이다.
책 속에는 북앤드베드 호텔, 둠스데이 아파트, 남의 집을 나의 휴양지로 삼는 하우스시팅, 식탁에 오르는 곤충들, 고층 빌딩에서 즐기는 하우스 러닝 체험, 스파와 파티가 합쳐진 스파티 등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들이 소개돼 있다.
일본의 대형서점 체인인 준쿠도가 지난 2014년 ‘서점에서 하룻밤을’이란 이벤트를 열기 시작한 후 사업화 된 북앤드베드 호텔은 3,000권의 도서가 진열된 책장 사이 작은 룸이 딸려 있는 호텔이다. 2개월이나 예약이 차있을 정도로 일본 독서 애호가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핵폭발과 테러, 자연재해에도 끄떡없는 지하 15층짜리 럭셔리 아파트인 둠스데이 아파트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착공과 동시에 사업가와 전문직 종사자들에 의해 일치감치 분양이 완료됐다. 누군가의 집을 지키며 애완동물이나 정원의 식물 등을 돌보는 대신 그 집에 무료로 숙박하는 ‘하우스시팅’ 역시 독일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귀뚜라미 프로틴바 등 혐오의 대상에서 식탁에 오른 곤충들 사례, 한잔 마시는 것만으로도 완벽한 영양소와 포만감을 선사하는 우주 비행사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아이템을 폭넓게 엿볼 수 있다.
어떤 나라에서 잘 팔린 상품이 다른 국가에서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상품이 될 수 있는 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례를 읽으며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구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읽어 볼 만한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김재홍 KOTRA 사장은 “이 책이 새로운 마케팅 방안을 고민하는 모든 기업인, 반짝반짝한 아이템을 찾고 있는 예비 기업가,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스타트업 창업자, 해외 트렌드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 등 각계각층의 독자들에게 좋은 영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만2,000원
, 사진제공=알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