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靑 떠난 이원종 “반듯하게 일해보려고 했는데 결국 이렇게 돼”

9급서 서울시장까지 오른 '행정의 달인'

최순실 게이트에 갑작스럽게 퇴진

퇴임 과정서 신사적 면모 보여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30일 자신의 사표가 수리됐다는 발표가 이뤄진 직후 “저 자신도 반듯하게 일해보려고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으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날 정연국 대변인의 청와대 참모진 교체 발표 이후 춘추관을 찾아와 기자들과 만나 “나라 위해서, 국민 위해서 많이 힘써달라”며 이같은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 실장은 새누리당이 4·13 총선에서 대패한 지 한달만인 지난 5월15일 임명됐다. 인품과 실력 모두에서 집권 4년차 청와대를 관리할 적임으로 평가받았다.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서울시장과 충북도지사까지 역임한 ‘행정의 달인’이고 특히 성품이 온화해 박근혜 대통령을 도울 최적임이라고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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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뜻하지 않게 최순실 게이트가 터져 나오자 흔들렸다. 이 실장은 ‘문고리 3인방’과 일부 수석비서관이 비선과 협조해 왔다는 의혹이 사실인지 여부를 알지 못했다. 결국 국회에서 “(비선의 연설문 수정은) 봉건시대에나 가능한 일이다. 국정 시스템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지난 1993년 서울시장에 취임했으나 이듬해 발생한 성수대교 참사의 책임을 지고 미련없이 물러나 바 있다. 충북지사 시절엔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50%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으나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며 3선 불출마를 전격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이번 대통령비서실장 퇴임 과정에서도 국가 원로답게 대단히 침착하고 신사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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