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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갤러리]반 고흐 '정오의 휴식'

빈센트 반 고흐 ‘정오의 휴식’ 캔버스에 유채, 73x91cm, 1889~1890년작 /사진제공=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빈센트 반 고흐 ‘정오의 휴식’ 캔버스에 유채, 73x91cm, 1889~1890년작 /사진제공=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오전 작업이 고되었던지 농부와 아낙은 볏단이 드리운 그늘 안에서 쪽잠을 청했다. 추수에 쓰였던 낫 2개가, 농부가 벗어둔 신발 두 짝과 나란히 놓여 있다. 넉넉한 금빛 벌판과 농부의 밀짚모자가, 한없이 맑기만 한 푸른 하늘과 농부의 청바지가 색채 면에서 대구를 이룬다. 그러나 자연의 풍요로움과 인간의 고단한 삶은 대조적이다. 온종일 농사일에 매달린 이들은 아마도 소작농일 게다. 고개를 파묻은 여인의 어깨가 애처로워 보이는 까닭이다. 작가 빈센트 반 고흐는 화법과 삶의 태도 등 여러 면에서 선배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를 존경했다. 반 고흐는 노골적으로 밀레 그림의 소재와 구도를 모방했고 이 그림 역시 동명작의 제목부터 구도까지 차용했지만 그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청출어람’의 명작을 이뤄냈다. 프랑스 오르세미술관 소장품인 이 그림은 작품 보존을 명목으로 유럽 이외 지역에서 단 한 번도 전시된 적 없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 개막한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전’에서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고흐의 ‘정오의 휴식’을 비롯해 밀레의 ‘이삭줍기’, 모네·고갱·세잔·드가 등 19세기 명작 13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내년 3월 5일까지. (02)325-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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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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