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시진핑·리커창도 경고한 중국의 자산 거품

중국의 자산 거품에 대한 경고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부동산 시장이 내년 2·4분기부터 가격 하락을 경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통제를 벗어난 자산 거품이 사상 최대로 커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최고위층의 움직임 역시 심상치 않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주재로 최근 열린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는 자산 거품 방지책 마련이 논의됐고 리커창 총리도 “집값을 잡지 못하면 책임을 묻겠다”고 지방관리들을 질타했다는 소식이다. 중국 자산 거품 붕괴 우려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이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거품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중 자금은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 완화 정책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성장 둔화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게 됐다. 주요 도시의 집값이 올 들어 20~40%나 급등하고 철광석, 석탄, 돼지고기·사료, 최근에는 마늘까지 가격 급등을 경험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경기둔화가 계속되고 은행에서 돈을 빌린 기업과 가계가 부실화할 경우 자산 시장의 거품은 순식간에 꺼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 안팎에서 “1~2년 내 부동산 거품이 붕괴할 것”이라는 섬뜩한 경고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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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자산 거품이 붕괴할 경우 이는 세계 경제에 핵폭탄급 파장을 몰고 올 게 뻔하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어느 나라보다 높은 우리는 훨씬 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마땅히 중국의 상황을 세심하게 모니터링하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라는 블랙홀에 국정이 마비되고 관료들조차 우왕좌왕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제대로 된 대응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적어도 경제 부처들만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현안에 집중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멍하니 손 놓고 있다가 날벼락 맞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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