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선실세’로 암약하며 권력을 휘둘러 온 것으로 알려진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는 차가운 독방에 갇혀 홀로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달 31일 검찰 조사 도중 긴급체포된 최씨는 1일 오전2시께 경기 의왕시의 서울구치소로 이송됐다. 이곳에서 밤을 보낸 최씨는 1일 오전10시 재소환돼 다시 조사를 받았다. 재조사를 위해 구치소에서 이동한 최씨는 고개를 숙인 채 초췌한 모습으로 검찰 청사로 들어갔다. 검찰은 최씨를 2일까지 조사한 뒤 체포 시한인 48시간에 맞춰 이날 오후 늦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그때까지는 구치소와 서울중앙지검 청사 내 조사실을 오가며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
최씨는 서울구치소 내 독방(독거실)을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6.56㎡(약 1.9평) 크기로 접이식 매트리스와 TV, 관물대, 1인용 책상, 세면대, 수세식 변기 등이 갖춰져 있는 곳이다. 독방 바닥에는 전기열선이 들어간 난방 패널이 깔려 있어 한파에도 지내기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식사는 독방 내에서 해야 하며 식사 후에는 직접 식판을 설거지해 반납하게 돼 있다. 재력과 권력을 바탕으로 언제나 주변에 수족처럼 사람을 부리던 최씨로서는 초라하기 그지없는 모습이 된 셈이다.
검찰은 전날 최씨를 체포하면서 사유 중 하나로 “극도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표출하고 있어 예기치 못할 상황 발생의 가능성이 많다”고 했지만 현재는 다소 진정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의 심리 상태에 대해 “상상하는 것처럼 아주 심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건강 문제와 관련해서도 “크게 이상해 보이는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최씨가 건강 문제를 핑계로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기자들과 만나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무슨 건강을 챙기느냐’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그 사람(최씨)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인권을 가진 차원에서 (건강 문제에 대한)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