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계약을 체결하는 대가로 10년간 업체로부터 17억1,000만원을 받아챙긴 아이쿱 생협 간부가 구속됐다./사진제공=부산경찰청납품계약을 체결하는 대가로 10년간 업체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은 아이쿱(iCOOP)생협의 간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아이쿱생협은 전국 조합원수 23만명에 식품 관련 매장이 180여개에 이르는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육아 등을 위해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주부들에게 인지도가 높다.
부산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는 이 같은 혐의(배임수재)로 아이쿱생협 간부 김모(47)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또 김씨에게 리메이트를 제공하고 제품 중량을 속인 혐의(배임증재 등)로 경남 고성의 수산물 가공업체 대표 이모(43)씨를 구속하고 부산 서구의 수산물 도매업체 대표 강모(5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6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10년간 수산물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유지하는 대가로 납품업체 2곳으로부터 17억1,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김씨는 이들 업체로부터 납품금액의 3 ~ 5.5%의 리베이트를 받기로 하고 차명계좌 4개를 통해 납품때마다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이들 업자로부터 받은 돈으로 고급아파트, 명품, 외제차를 구입하고 수시로 해외 골프여행을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해왔다.
이렇게 쓰고도 남은 돈은 1kg중량 골드바 5개(시가 2억6,000만원)를 구입해 은닉하는 방법으로 재산을 늘렸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씨가 2013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새우살 등 5개 냉동 수산물의 중량에 얼음의 양을 더해 제품의 중량을 7.4∼28.2% 부풀리는 수법(일명 물코팅)으로 전국 180여개 iCOOP매장에 납품해 6억3,000만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챙긴 사실도 밝혀냈다.
이런 식으로 전국 아이쿱생협 매장에 납품된 냉동수산물은 61억9,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언제든지 민원 등 트집을 잡아 납품업체를 퇴출시킬 수 있는 갑(甲)의 위치를 이용해 이 같은 짓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하고 양질의 제품을 구입하려는 회원들만 피해를 입었다”며 “납품계약 체결과 유지권을 빌미로 한 리베이트 수수 등 갑질 횡포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