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이 ‘기금 모금은 본인이 판단한 것이냐, 아니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대행한 것이냐’, ‘재단 출연금 모금에 강제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책임진다고 했는데, 법적 책임까지 포함되느냐’, ‘최순씨를 모르느냐’고 물었지만, 그는 “검찰에서 사실대로 말씀드리겠다”고만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안 전 수석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최씨가 좌지우지한 미르·K 스포츠재단에 대기업이 774억원을 출연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안 전 수석은 또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 시작되자, 대포폰(차명 휴대전화)을 사용해 재단 관계자에게 연락을 시도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도 있다.
안 전 수석은 그간 두 재단에 대기업이 거액을 출연한 것에 대해, “전경련 주도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냈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두 재단 관계자들이 ‘안 전 수석이 재단과 접촉하고, 기업에 돈을 요구하는데 관여했다’고 증언했다는 보도가 계속 이어졌다. 기금 모금을 담당한 이승철 전경련 상근 부회장도 지난 28일 검찰 조사에서 “안 전 수석이 모금 과정에서 일정 역할을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지난 29일 안 전 수석의 자택과 청와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분석하는데 주력해 왔다. 앞서, 두 재단에 돈을 낸 롯데 그룹 및 SK그룹 관계자를 불러 사실 관계를 확인한 바 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에 ‘제3자 뇌물 제공’ 혐의 적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3자 뇌물 제공죄는 공무원과 공무원의 행위에 가담한 공범(共犯)이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또는 법인)을 내세워 경제적 이득을 보게 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로 전해졌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이 최씨와 함께 두 재단이 대기업으로부터 출연금 등 경제적 이득을 얻는데 가담했다고 보고있다.
한편 검찰은 또 최씨와 안 전 수석과의 대질 신문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