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업 여파로 지난 3·4분기까지 누적 600억여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농협은행이 지난달 1,000억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하며 누적 손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예상보다 큰 수익을 기록하자 이경섭 행장은 전직원에게 자필 편지를 보내 노고를 치하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10월 한 달간 1,2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벌어들이며 10월까지 누적으로 약 6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농협은행은 1·4분기 322억원의 흑자를 냈으나 STX조선 등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가 겹치면서 2·4분기 누적 손익은 3,29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3·4분기 들어 흑자를 내긴 했지만 누적으로는 618억원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당초 농협은행은 올해 총 1조7,000억원 규모의 충당금 적립을 결정해 연말 결산에서 1,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됐다.
그러나 이경섭 농협은행장이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를 내걸고 부실 여신과의 전쟁을 선포한 후 은행장 직속의 경영위기극복위원회를 구성해 아킬레스건인 부실 여신 등을 점검했다. 또 올해 초 부실 여신을 전수조사하고 최근에는 산업분석팀에서 134곳 기업 여신에 대한 분석 결과를 여신심사부로 넘겨 부실 여신 필터링을 강화,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3·4분기까지 대우조선에 대한 일부 충당금까지 적립하면서 하반기에는 충당금 부담이 해소돼 연간 기준으로 1,5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 달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행장은 전일 농협은행 직원에게 자필 편지를 보내 흑자전환에 대한 그동안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 행장은 편지에서 “농협은행은 조선·해운업 부실로 상반기 큰 폭의 적자가 발생했으나 10월 드디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며 “농협은행의 흑자가 우리의 중간목표였다면 건강한 은행으로 거듭나 범농협의 수익센터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라며 직원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