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휘말린 삼성 측이 최씨 귀국 전에 독일로 극비리에 출국한 사실이 확인됐다.
3일 한국일보는 대한승마협회 회장과 부회장인 삼성전자 사장과 전무가 최씨의 귀국 직전 최씨 모녀가 머물던 독일로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승마협회 회장단을 맡고 있는 삼성은 협회를 거치지 않고 최씨의 독일 현지 법인에 30억원대의 거액을 직접 지원했다. 때문에 이같은 삼성의 행보는 독일에 남아있는 최씨의 측근들과 ‘입맞추기’를 해 향후 검찰의 칼날이 삼성을 향했을 때를 대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박상진(삼성전자 사장) 승마협회 회장과 황성수(삼성전자 전무)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오전 인천공항을 출국해 중국과 유럽 내 2, 3 곳을 경유해 독일 브레멘공항에 도착했다. 최씨는 삼성 임원단의 출국 이틀 후인 같은 달 30일 오전 7시 30분 귀국했다. 삼성 임원단의 출국은 외국 항공사를 이용하고, 여러 곳을 경유해 최종 목적지를 최대한 숨기는 등 극비리에 이뤄졌다.
또 이들은 출국 사실을 승마협회와 삼성전자 내에서도 최대한 노출하지 않으려던 것으로 보인다. 승마협회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두 분은 협회 상근직이 아니어서 우리가 모든 일정을 파악하지는 못한다”며 “협회 업무 차원의 해외 출장은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10월 중순 회사 일로 러시아 등 출장 일정은 있었으나, 그 이외에는 알지 못한다”고 한국일보에 전했다.
삼성은 최씨 모녀의 독일 법인인 ‘비덱 스포츠’에 280만 유로(당시 환율 기준 35억원)를 지원한 의혹을 받는다. 따라서 삼성 임원단의 독일 출국은 검찰 수사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삼성은 정씨를 위해 10억원 이상의 말을 지원했다거나, 독일 엠스데텐에 있는 루돌프 자일링거 경기장을 230만 유로(28억원)를 구입해 훈련장으로 제공했다는 의혹도 받아 왔다. 삼성이 최순실씨의 독일 법인에 매달 80만 유로(약 10억원)를 송금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삼성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삼성에 대한 검찰 수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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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