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신문이 4일 최순실씨 거주지가 있는 서울 청담동 피엔폴루스 주변을 취재한 결과 최씨는 지난해 6월 청담동의 한 돌침대 업체에서 스톤 매트리스를 주문했고 해당 업체는 이 매트리스를 6월10일 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석연치 않은 점은 배달된 곳이 최순실씨 모녀가 출국 직전까지 머문 것으로 알려진 피엔폴루스 1001호가 아니라 같은 오피스텔 2103호라는 점이다. 피엔폴루스 2103호의 당시 소유주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 군사정변으로 정권을 잡을 것을 예언한 것으로 유명한 역술인 백운학씨의 부인인 산부인과 원장 출신의 주모(1934년생)씨였다. 피엔폴루스 2103호에 대한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니 피엔폴루스가 준공된 2007년 10월31일부터 주씨가 소유주였으며 올 3월18일 한 디자인회사로 매각됐다.
부동산 업체와 해당 돌침대 업체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최씨 모녀가 1001호에 입주하기 전 3~6개월간 2103호에 거주했을 가능성이 크다. 돌침대 업체 관계자는 “당시 최씨는 새로 입주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 업체에서도 “주씨가 2103호에 직접 거주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것을 미뤄볼 때 최씨 모녀가 직접 살기 위해 돌침대를 배달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인 부동산 거래와 달리 최씨가 짧은 기간 2103호에 거주한 뒤 1001호로 내려온 점은 주씨가 최씨 모녀에게 거처를 마련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비선 실세로 검찰 조사를 받은 최씨 집안은 자주 이름을 바꾸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작명과 역술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최씨가 백운학씨 집안에 돌침대를 배달한 것은 이들 간에 모종의 커넥션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백운학씨는 1950~1970년대 유명 역술인으로 관상을 잘 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재계 고위 인사들과 많은 교류가 많았다. 역술인 백씨의 행적은 김종필 전 총재의 증언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증언록에 따르면 김 전 총재는 1961년 4월 말 5·16 군사정변을 모의하기 전 육사 8기 동기생인 석정선을 따라 백씨를 만났고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는데 “지금 준비하는 혁명에서 성공할 것”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해 김 전 총재를 놀라게 했다고 한다. 백씨는 5·16 군사정변이 끝나고 나서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도 만났다. /강광우·박진용기자 press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