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심상찮은 트럼프' 세계가 긴장

당선 가능성 고조에 멕시코 비상대책 수립·공포지수 급등

막바지에 다다른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은 기세로 오르는 가운데 멕시코 정부가 트럼프 당선에 따른 시장 혼돈에 대비한 비상대책 수립에 나섰다. 금융시장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대세론에 급제동이 걸린 후 멕시코 페소화가 급락하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가 연일 치솟는 등 트럼프의 막판 역전극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리가 날로 고조되고 있다.

4일 블룸버그통신은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가 전날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대선과 관련해 “(멕시코에) 불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멕시코 당국이 어떤 식으로든 대응할 수 있다”며 “재무장관과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멕시코는 멕시코 이민자와 자유무역에 적대적인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이 멕시코 경제에 몰고 올 충격에 대해 극도의 경계감을 표출해왔다.


시장에서는 멕시코 당국이 페소화 가치 급락을 저지하기 위해 큰 폭의 금리 인상과 재정지출 삭감, 국제통화기금(IMF)의 유동성 지원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일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올 들어 지난 1일 현재 달러화 대비 11%나 급락해 주요국 통화로는 영국 파운드화 다음으로 가파른 낙폭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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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 요동치는 것은 페소화뿐이 아니다. 주요10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산정한 블룸버그 달러화지수는 3일 현재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반면 일본 엔화 가치는 4일 도쿄시장에서 장중 102.84엔까지 급등했다. 공포지수는 전날보다 14.3%나 상승한 22.08을 기록해 지난달 28일 클린턴의 e메일 재수사 소식이 전해진 뒤 36.4%나 치솟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8거래일 연속 하락해 2008년 이래 최장 하락세를 기록한 반면 현금성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는 2일까지 일주일 새 360억달러 이상이 몰렸다며 대선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의 현금보유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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