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수입법인차 판매 다시 늘어

허술한 비용처리 규정 악용 편법운용

3분기 1만8,222대 팔려 '38.9%'



과세 강화로 감소세를 보이던 수입차의 법인차량 판매가 하반기 들어 다시 늘고 있다. 수입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업체들이 법인 판매를 강화한 탓도 있지만 업무용차량 비용처리 규정이 허술해 편법 운행을 적발하기 힘든 점도 법인차 판매가 느는 이유로 꼽힌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팔린 수입차 4만8,440대 중 법인차량은 1만8,822대로 38.9%의 비중을 나타냈다.

정부가 업무용차의 사적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을 개정해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가면서 수입차의 법인차량 판매 비중은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39.1%였던 수입차의 법인판매 비중은 올 1·4분기와 2·4분기에 각각 34.9%, 34.8%로 5%포인트가량 급감했다. 지난 3월에는 32.6%까지 하락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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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소세에 있던 법인차 판매 비중은 7월 40.6%로 급등한 뒤 8~9월에도 37~38%선을 유지하는 등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이 종료되고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판매가 줄자 수입차 업체들이 법인 대상 영업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무용차에 대한 과세가 강화되면서 올 초부터 법인 영업이 다소 위축됐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정상화되고 있다”면서 “대체적으로 법인 판매가 줄었지만 오히려 늘어난 브랜드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BMW는 지난해 말 46%이던 법인 판매 비중이 9월 말 현재 41%까지 줄었고 메르세데스벤츠도 같은 기간 54.4%에서 43%로 감소했다. 고가 수입차로 분류되는 포르쉐도 72.9%에 이르던 법인 판매 비중이 63.3%까지 줄면서 올해 전체 판매량도 15% 이상 감소했다. 반면 롤스로이스는 법인 판매 비중이 93.7%에서 97.6%까지 치솟았다. 올해 판매된 42대 중 41대가 법인이 구매했다. 재규어도 52%에서 65.7%로 증가했다. 랜드로버의 경우 개인 판매보다 법인 판매 비중이 6%포인트나 더 높다.

이처럼 수입차의 법인 판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운행일지 작성 여부 등 업무용차량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평 과세를 위해 세법까지 개정하고 ‘무늬만 법인차’를 규제하기로 한 만큼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가 수입차의 법인 판매 비중이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운행일지 작성 등 규정이 허술해 편법 운용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과세 당국이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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