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7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헌법 수호자인 대통령을 포함해 청와대와 당내 패권(친박 지도부) 세력이 국정을 농단했다”며 “정국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은 탈당하고 친박 지도부는 당권을 내려 놓으라”고 촉구했다.
김 전 대표는 “그동안 패권 세력에 좌절하고 수모를 겪었다”며 “국민에게 참담한 실망을 드려 사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김 전 대표는 “거국 내각의 구성을 위해 김병준 총리 내정자가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의 발언이 당내 당권 다툼 아니냐는 지적에 “당권 다툼에는 관심이 없다”며 “보수의 가치를 위해 백의종군에 나서겠다”고 대답했다. 그는 또 “김병준 총리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힘을 받고 있는 당 비주류의 핵심인 김 전 대표의 이번 발언은 새누리당내에서 무게감있게 다가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박 대통령이 2선 후퇴를 결심하기 전에 여당의 요구를 수용한 모양새를 취하기 위해 김 전 대표가 공개 간담회에서 이같이 촉구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새누리당 선출직 최고위원 가운데 유일한 비주류인 강석호 최고위원은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며 공식 사퇴했다.
한편 1987년 개헌으로 5년 단임 대통령제가 도입된 뒤 노태우전 대통령과 고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탈당해 당적을 버렸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창당을 위해 2003년 9월 민주당 당적을 탈당했다. 박 대통령이 탈당하면 임기중 탈당한 5번째 대통령이 된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