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與도 野도 거부감 덜한 손학규 ‘與野합의 총리’ 로 급부상

[김병준 물러난다면]

재야출신으로 여당서 정치 시작한 중립인사 평가

文· 安 측도 대선 때 협력 여지 있어 반대 어려울듯.

김병준 총리 후보자가 물러날 경우 여야 합의총리 후보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부상하고 있다. 손 전 대표가 지난달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해공 신익희 정신의 현재적 의미와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김병준 총리 후보자가 물러날 경우 여야 합의총리 후보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부상하고 있다. 손 전 대표가 지난달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해공 신익희 정신의 현재적 의미와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여야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다음 후보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부상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손 전 대표의 경우 여당과 야당을 아우르는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손 전 대표의 경우 우리 당 소속이 아니었느냐”며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학규 전 대표, 진념 전 부총리, 전윤철 전 감사원장, 김병준 전 장관 등 이런 사람들을 기용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손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개헌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거국내각 구성과 동시에 개헌을 추진할 적격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200명 이상의 여야 의원들이 개헌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거국내각으로 대통령 임기를 끌고 가기보다는 차라리 이 기회에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손 전 대표의 경우 개헌을 강조해온 만큼 개헌을 추동하기에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손 전 대표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고 있지만 과거 한솥밥을 먹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반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총리 후보 추천을 놓고 야당이 너무 장고하면 오히려 거국내각 구성의 발목을 잡는 식으로 비칠 수 있어 손 전 대표를 대놓고 거부할 수 있는 명분도 없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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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손 전 대표의 민주당 탈당 선언 이후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한 세미나에서 손 전 대표와 조우하면서 두 손을 꼭 잡고 “왜 나가셨느냐”며 안타까움을 토로한 적이 있다. 손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했지만 서로 등을 돌리며 손가락질할 정도로 관계가 험악해진 게 아니라는 것이다.

더구나 국민의당은 손 전 대표 영입에 애를 써왔다는 점에서 암묵적인 지지를 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 전 대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당의 유력 대선주자들이 손을 잡으려고 했던 만큼 손 전 대표의 총리 기용에 나서서 반대할 가능성도 낮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손 전 대표를 강하게 반대하면 대선에서 손 전 대표의 도움을 받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어 민주당이나 국민의당도 대놓고 반대 목소리를 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전 대표는 재야 운동권 출신으로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자당에서 정치를 시작해 민주당으로 옮긴 후 당 대표까지 지냈다. 손 전 대표 측은 총리를 수락할 전제조건이 우선 충족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며 △여야 합의총리 추대 △거국중립내각 구성 △박근혜 대통령의 2선 퇴진 등을 꼽았다. 이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수락 여부를 고민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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