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J대한통운이 중국·동남아 등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데 종합물류연구원이 현지 물류센터 설계 참여부터 장비 설치, 글로벌 고객사에 물류 개선 아이디어 제시, 정보기술(IT) 시스템 통합 등의 적극적인 역할을 펼치고 있습니다. 5명가량의 컨설팅 인력은 아예 중국에 상주할 정도예요.”
7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에서 만난 정태영(52·사진) CJ대한통운 종합물류연구원장은 종합물류연구원이 CJ대한통운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0~2011년 CJ시스템즈 대표까지 지낸 IT 전문가다. 올 초부터 기존의 기술연구원에 정보전략 부문까지 합친 종합물류연구원의 첫 원장을 맡아 ‘딜리버리 스마트’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각종 첨단 자동물류화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종합물류연구원은 물류회사가 직접 사내 연구원까지 차려 기술을 개발하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로, 3D 산업인 물류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융합 첨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 원장은 “물류 현장은 더럽고 열악하다는 편견이 강한데 우리는 원가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더 빠른 속도, 더 높은 가치를 창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가에 수입해야 하는 외산 장비를 우리 기술로 국산화해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연구원의 주요 목표다. 현재 연구원에서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기술은 운송 로봇으로 오는 2018년 현장 적용을 기대하고 있다. 외산 운송 로봇이 1대에 8,000만~9,000만원인데 연구원이 개발하는 운송 로봇은 6,000만원 미만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택배 무적상품 추적이 가능한 고속 복합인식 시스템 ‘인텔리전트 스캐너’의 경우 내년부터 전국 200여곳의 현장에 투입하면 외산(1대당 1억5,000만~1억6,000만원)을 썼을 때보다 200억여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정 원장은 자신했다. 전기차를 택배용으로 개발하는 작업도 테스트하고 있다.
외산이 아예 없는 영역에도 도전한다. 연구원은 외국과 달리 소포장 당일·익일 배송이 많은 한국 택배 환경에 맞춰 소형 트럭에서도 안전하게 짐을 내릴 수 있는 자동하차 시스템 ‘내리미’를 개발하고 있다. 컨베이어벨트를 트럭에 넣어 높낮이를 맞추는 기술로 이미 1차 연구는 끝냈고 2018년 하반기까지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아직 자사 물류센터용으로만 기술을 개발하지만 가능하다면 다른 곳에까지 기술을 판매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자동 패키징 솔루션의 경우 이베이코리아가 최근 구매했다”며 “CJ대한통운이 장비 판매업체는 아니지만 인텔리전트 스캐너, 운송 로봇 등의 좋은 기술은 외부에도 판매해 부가 수입을 올리는 것도 장기적인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