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8일 이정현 대표가 전날 당 안팎의 사퇴 요구를 재차 거부한 것과 관련해 “이건 바른 선택이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당이 새로 태어나기 위해 몸부림 치는 건 성난 민심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예의”라며 “민심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 오직 민심만이 대통령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제 지도부의 사퇴 거부 이후 많은 의원들을 만났는데 공공연히 분당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대표는 무너지는 난파선의 선장을 자임했다. 그 선장이 ‘이 배는 내 배다’라고 고집한다면 누가 함께 노를 저으며 풍랑을 헤쳐가겠나”라고 대통령 비호에 매몰된 이정현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전날 이 대표의 말씀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당이 분열하면 최소한 방어막이 무너지는 것이다. 당의 분열을 막고 대통령을 지킬 수 있는 이 대표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재차 사퇴를 촉구했다.
전날 이정현 대표는 “한 간교한 사람을 분별하지 못해 대통령을 포함해 여러 사람이 평생 쌓아온 모든 명예와 업적과 수고를 다 잃었고 당은 폭탄 맞은 집이 됐다”며 “국정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가장 힘들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저에게 조금만 위기관리의 시간을 허락해달라”고 밝힌 바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를 미적거린 검찰의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제가 지난 8월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의 사퇴를 요구할 당시에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서는 ‘집권당 원내대표가 보호는 못할 망정 왜 공격에만 앞장 서느냐’고 섭섭해 했다”며 “검찰이 그때 수사에 착수했더라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일이 이렇게까지 커졌겠나”라고 한탄했다. 이어 “석 달 가까이 비루 먹은 강아지처럼 눈치만 보던 검찰이 이제는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대통령 주변을 파헤치고 있다”며 “검찰이 원칙적으로 엄정하게 수사했더라면 최순실씨의 비리는 진압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