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군의 타이푼 전투기 훈련 과정이 공개됐다. 8일 오전 오산공군기지 상공에는 형태가 다른 전투기 4대가 편대를 이뤄 나타났다. 한국 공군의 F-15K가 선두에 섰고 왼쪽에 영국 공군의 타이푼, 오른쪽에 미국 공군의 F-16 2대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저공비행으로 오산기지 상공을 횡단했다.
영국 공군기가 한반도에 출동해 비행한 것은 6·25전쟁 이후 처음이다. 이번 비행은 한국과 미국·영국의 3국 공군이 지난 4일부터 한반도 상공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합 공중훈련 ‘무적의 방패(Invincible Shield)’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7일까지는 훈련 브리핑과 지형 숙지 등이 진행됐고 이날부터 10일까지 본격적인 훈련이 실시된다.
영국은 이 훈련에 왕립공군 제2대대 소속 유로파이터 타이푼 4대를 비롯해 C-17 수송기와 A330 MRTT 공중급유기, 200여명의 장병을 보냈다. 유럽을 대표하는 다목적 전투기인 타이푼이 한반도에 전개된 것도 최초다.
훈련에서 영국 타이푼은 적의 공중공격에 대응하는 방어능력을 제공하고 한미 공군은 적의 주요 표적을 공격하는 항공차단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다만 타격훈련은 이뤄지지는 않고 시뮬레이션으로만 진행된다. 영국 측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규약에 기반을 둔 국제체제 유지에 대한 공약을 확실히 하고자 이 훈련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특히 북한의 거듭된 도발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불안정해지고 있는 현 안보 상황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미국이 한반도 상공에서 다국적 공군의 합동 운용을 시험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 미국은 최근 한국 상공에서 한국과 미국·일본 전투기의 합동훈련을 추진했으나 우리 측의 만류로 취소한 적이 있다.
이날 오후 남한강과 강원도 홍천 일대에서는 한미 양국 헬기 강습 병력이 북한 내륙 깊숙한 곳에 특수부대 병력을 침투시키는 공중강습훈련을 실시했다. 공중강습작전은 유사시 항공기로 적 후방 지역에 특수부대를 포함한 지상 병력을 침투시키는 것으로 지휘부와 핵심 시설을 파괴하거나 거점을 점령함으로써 적의 방어선을 무너뜨리고 지상전의 승리를 끌어내는 중요한 작전이다.
이번 훈련에는 주한 미 2항공여단의 UH-60과 CH-47 등 헬기 6대, 우리 육군 항공작전사령부의 UH-60 10대, AH-1S ‘코브라’ 4대, 30사단 강습대대 장병 250여명이 참가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