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구속)씨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8일 밤 전격 입국했다.
‘국정 농단’ 사태의 또 하나의 핵심 축으로 알려진 차씨가 귀국함에 따라 의혹만 무성했던 문화계 비리의 실체가 드러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칭다오(靑島)발 인천행 동방항공(MU2043)편으로 이날 오후 9시 50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차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차씨는 현재 심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울먹이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진심으로 죄송하고, 반성한다”고 거듭 말했다. 안종범 전 수석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조금 알고 있다”고 답했다.
최순실씨와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의 친분을 묻는 질문에는 “검찰 수사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차관 등 각종 인사에 개입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모든 부분들을 검찰에서 진실되고 사실대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을 따로 만난 적 있냐는 질문에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몇 번 뵀다”면서도 “(따로 만난 적은) 전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공항에서 체포된 차씨는 곧바로 검찰 특별수사본부로 압송됐다. 검찰은 차씨를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를 비롯해 문화·체육계 비리 전반에 대한 의혹을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 들어 ‘문화계 황태자’로 떠오른 차씨는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축으로 최씨를 등에 업고 문화창조융합본부장과 문화융성위원회 위원, 창조경제추진단장 등을 지내며 각종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차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광고회사에서 수억원대 자금을 횡령하고, 옛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지분 강탈에 가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체포영장에 횡령 및 공동강요 혐의 등을 적시한 검찰은 추가 혐의를 조사한 뒤 9일이나 10일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