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정유라 원칙대로 하자"던 박종길 문체부 전 차관, 사퇴 압박 받았다

박종길 문체부 전 2차관/연합뉴스박종길 문체부 전 2차관/연합뉴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호원 출신이자 현 정부 출범 직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지냈던 박종길씨(70)가 최순실씨(60·구속)에 의해 사퇴 압박을 받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9일 경향신문 단독 보도에 따르면, 박 전 차관은 지난 7일 경찰 간부들을 상대로 한 사격 강의에서 윗선의 압력으로 조기 경질 당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조기 경질 배경을 말하면서 2013년 4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전국승마대회를 언급했다. 이 대회는 최씨의 딸 정유라씨(20)가 준우승을 차지하자 채점 결과를 놓고 논란이 됐던 대회다.

정씨가 준우승을 차지하자 같은 해 5월 문체부는 청와대 지시로 대한승마협회에 대한 특별감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감사 결과 “승마협회 내부에서 최순실씨와 관련해 벌어진 파벌싸움을 정리해야 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러자 박근혜 대통령은 그해 8월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을 불러 감사를 주도한 담당 국·과장을 “참 나쁜 사람들”이라고 칭하며 교체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차관은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가 경질당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차관은 사퇴 당시 직접 운영하던 사격장 명의를 가족에게 넘기는 과정에서 공문서를 위조했다는 의혹을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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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차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호원 출신이기도 하다. 1974~1976년 청와대 경호실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경호하던 그는 뛰어난 사격솜씨로 박 전 대통령의 총애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대를 이은 인연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사격선수 출신인 그는 2013년 차관에 임명되기 전까지는 체육계에 몸담아왔다. 박 전 차관은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 때 속사권총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후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과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까지 3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3년 차관 임명 전까지는 주로 체육행정에 몰두했다. 2011년에는 태릉선수촌장을 지냈고, 2012년에는 영국 런던올림픽 한국선수단 총감독을 맡았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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