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트럼프 공포에 '검은 수요일'...1,900도 일시 붕괴 가능성

■ 2016 미국의 선택 트럼프 대통령 당선

코스피 공포지수 브렉시트 이후 최고치로 치솟아

개인·외국인 투매에 급락...코스닥 600선 무너져

"美 정책 불확실성 증대로 충격 더 오래 갈 수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면서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진 9일 서울 여의도 대신증권에서 한 고객이 심각한 표정으로 주식시황판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5.00포인트(2.25%) 내린 1,958.38에 장을 마감했다./권욱기자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면서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진 9일 서울 여의도 대신증권에서 한 고객이 심각한 표정으로 주식시황판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5.00포인트(2.25%) 내린 1,958.38에 장을 마감했다./권욱기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소식에 9일 국내 주식시장은 코스피와 코스닥이 모두 급락하며 패닉에 빠졌다. 트럼프 공포에 한 달 뒤 지수 변동성을 보여주는 코스피 ‘공포지수(VKOSPI)’는 지난 6월24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충격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개인과 외국인의 투매에 대형주와 중소형주 가릴 것 없이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으로 향후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지수가 1,90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5%(45.00포인트) 떨어진 1,958.38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600선이 무너지며 599.74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미 대선 개표 결과에 따라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졌다. 지수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우세를 보인다는 소식에 장 초반 2,015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트럼프 후보가 예상외로 선전하는 오전11시께 급락세로 방향을 틀며 순식간에 1,940선까지 무너졌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1,940선을 찍은 것은 브렉시트 여파가 거셌던 6월 말 이후 4개월 만이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2,150억원, 선물시장에서 6,335억원을 각각 내다 팔았다. 장 막판 연기금·보험·투신 등 기관의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줄였다.


증시가 트럼프 공포에 짓눌리며 ‘공포지수’는 브렉시트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거래소가 집계하는 VKOSPI는 코스피200옵션 가격을 토대로 한 달 뒤 지수가 얼마나 변동할지 예측하는 지표로 코스피가 급락할 때 반대로 급등하는 특성이 있어 투자들 사이에서 ‘공포지수’로 불린다. VKOSPI는 이날 장중에 22.76포인트를 기록하며 6월24일 브렉시트(26.67포인트)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련기사



트럼프 당선은 6월 브렉시트와 비교하면 테일리스크(Tail Risk·발생가능성은 낮지만 발생하면 경제와 금융시장을 크게 뒤흔들 수 있는 변수)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전개방식은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이후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 기대감에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았던 것과 달리 트럼프의 당선은 향후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 증대로 이어져 충격이 더 오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악의 경우 1,900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트럼프가 내세운 정책 공약이 지금까지 미국의 정책과는 다르기 때문에 시장 불안정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달 말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며 지수가 1,85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민우·서지혜기자 ingaghi@sedaily.com

서민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