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가 이번 선거에서 언론이 저널리즘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반성하는 글을 냈다.
뉴욕타임즈 미디어 칼럼니스트 짐 루텐버그는 칼럼에서 “결국 선거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어젯밤 미국은 수없이 많은 여론조사를 분석했지만 정작 유권자들의 마음을 읽어내지 못했다. 민심과 완전 동떨어진 곳에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루텐버그는 이번 선거에서 많은 여론 조사를 분석했지만 트럼프의 승리를 예측한 언론사나 여론조사 기관이 없었고, 기자들이 경마식 보도의 틀을 깨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데이터 통계가 잘못됐고, 이를 못 읽어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론조사의 방법론만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미국 유권자 다수가 이번 투표를 통해 드러낸 분노와 소외감, 배신감, 불신 등을 언론이 전혀 읽어내지 못한 것이 문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경기가 완연히 회복세라고 하지만 우리 집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고, 세계화니 무역협정이니 아무리 떠들어대도 결국 내 일자리만 없어지는 끔찍한 일일 뿐”이며 “앞장서서 추진하는 금융 자본과 워싱턴 엘리트 정치인, 주류 언론들도 ‘나를 대변해줄’ 세력을 찾지 못해 지쳐있었다”고 말했다. 또 “가장 현실과 가까워야 할 기자들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다는 사실이 극적으로 밝혀진 셈이다”고 자평했다.
루텐버그는 트럼프 예측 실패의 원인을 “기득권 세력에 대한 기층 대중의 저항감과 분노를 근본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언론의 편협함이 문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정치 뉴스의 첫 번째 역할은 선거에서 누가 이길 것이냐에 대한 예측을 시시각각 전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며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들을 어떻게 실천할 생각인지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보도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보수 논객인 로드 드레허가 했던 말을 언급하며 “보수적 종교, 시골 사람들, 노동자 계급, 백인 빈곤 계층 등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으면서 (언론들이)그런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일갈했다.
마지막으로 결국 대선과정에서 트럼프 추문으로 보였던 거짓말, 탈세 의혹, 부당한 경영, 부적절한 개인적 처신은 유권자에겐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였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