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안팎으로부터의 사퇴 요구에 직면한 강성 친박 지도부가 10일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에 직격탄을 날리며 역공을 취하고 나섰다. 최순실 게이트와 미국 대선 결과 등 여러 변수로 인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정국 속에서 새누리당은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집안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는 모습이다.
친박 핵심인 조원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말을 많이 아끼는 편인데 오늘은 한 마디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여야 지도자들의 언행이 너무 가볍다”며 “대통령의 탈당은 물론 출당 조치까지 가능하다는 김무성 전 대표의 발언은 국민은 물론 당원 동의도 얻기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당을 아끼는 여러 사람의 걱정을 배로 증가시킨 발언”이라며 “발언에 조금 조심해 달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충고했다.
이에 또 다른 강성 친박으로 분류되는 이장우 최고위원도 거들고 나섰다.
그는 “모든 새누리당 구성원이 일치단결해서 난국을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며 “당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당을 가르고 당을 더 어렵게 하는 발언들은 당을 이롭게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당 지도자들이 새겨야 한다”고 김무성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이날 여당 지도부는 국회 추천 총리 수용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을 일축한 야당의 태도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야당의 주장을 받아들였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야당이 거리로 나간다는 건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며 “개별특검, 총리추천, 인사개편 등 다 받았는데 도대체 뭘 원하나. 정말로 헌정 중단 사태 원하는 건지 솔직한 말을 듣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현 대표 역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군(軍) 통수권과 계엄권 등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이런 초헌법적이고 반헌법적인 부분에 대해 대선주자이자 당 대표였던 문 전 대표의 해명을 꼭 들어야 하겠다”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