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공직 선거에서 한인 정치인 13명이 당선됐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시를 중심으로 한 주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최석호(미국명 스티브 최·공화) 어바인 시장은 9일(현지시간) 오전 현재 7만8,952표(60.8%)를 차지하며 사실상 당선됐다. 선거 결과는 2주 안에 최종 확정된다.
최 당선인은 “선거에 이길 수 있도록 후원금을 아낌없이 내주고 지지해준 한인 여러분께 고맙다는 인사를 먼저 전한다”며 “앞으로 한인 커뮤니티를 대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10년 주 하원에 출마했다가 예선에서 패한 그는 ‘어바인의 재선 시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이번 선거에 성공했고 앨프리드 송, 영 김 전 의원에 이어 한인으로는 세 번째로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에 올랐다.
최 당선인은 경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군 복무를 마친 뒤 미국 국무부가 파견하는 평화봉사단의 한국어 강사로 뽑혀 1968년 미국에 이민했다. 피츠버그대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남가주대(USC)와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UCI) 교수로 재직했다. 1993년 학원사업을 시작해 1998년부터 6년간 어바인시 교육위원을 지낸 뒤 시의원에 당선해 8년간 시의회에서 일했다. 2012년 어바인 시장에 당선된 후 재선했다.
워싱턴주 하원의원 선거에서 4선을 노리고 출마한 신디 류(한국이름 김신의·민주) 의원은 75%가 넘는 득표율로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 지었다. 류 당선인은 “유권자 4만5,000명 가운데 한인은 1,000여명 정도였지만 많은 후원을 해줘 이번에도 무난하게 이길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워싱턴주 지역의 더 나은 교육의 질을 제공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1969년 부모를 따라 시애틀에 이민해 워싱턴대(UW)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하고 MBA를 수료한 그는 졸업 후 결혼해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2005년 49세 늦깎이로 쇼어라인 시의원에 당선됐다. 2008년 시장으로 활동하다 2010년 주 하원의원에 도전해 ‘재미동포 여성 최초’로 당선했다.
조지아주 하원선거에서 3선의 현역 공화당 후보와 맞붙은 한인 2세 샘 박(민주) 후보는 개표 마감 결과 총 1만186표(52.04%)를 얻어 승리를 확정 지었다. 그는 지역 내에서 박병진 전 의원에 이어 두 번째 한국계 당선자가 됐다. 그는 “어려울 때 도움이 필요했던 우리 가족을 한인 커뮤니티가 도와주었듯이 커뮤니티에 의무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봉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선거 유세에서 당당히 동성애자임을 밝혀 시선을 끌었고 주의회 역사상 첫 동성애자 당선자가 됐다.
뉴욕주 하원 40선거구에 도전한 론 김(민주) 의원도 당당히 3선 고지를 밟았다. 1986년 7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한 이민 1.5세인 그는 마크 웨프린 뉴욕 시의원의 보좌관을 거쳐 2012년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됐다.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시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크리스 정(민주), 피터 서(민주), 테너플라이 대니얼 박(민주) 등 3명의 시의원은 모두 재선에 성공했다. 피터 김 라팔마 시의원도 재선에 성공했고 워싱턴DC 헌던시의 그레이스 한 울프 시의원도 4선 고지를 정복했다.
맨해튼 민사법원 4지구 선거에 나선 주디 김(민주) 변호사는 한인 최초로 선출직 판사에 당선했다. 지역에서 그동안 임명직 한인 판사가 배출된 적은 있지만 한인 선출직 판사는 김 변호사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LA 카운티 슈피리어 법원 84지구 판사직에 도전한 수전 정 타운센드 검사는 높은 득표율로 상대 후보를 압도하며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