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라는 특성상 내륙 보다 가격이 다소 비싼데다, 생선을 제외하면 지역을 대표할 만 한 특산물을 꼽기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번에 소개하려고 하는 음식은 제주도의 생선회다.
횟감은 크게 자연산과 양식으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자연산이 양식 보다 비싼 값으로 거래된다. 이유는 사람들이 인공적으로 생산해서 수급을 통제할 수 있는 양식 활어의 가격이 보다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자연산은 수급을 예측할 수 없어 등락이 심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식가들이 자연산 활어회를 선호하는 것은 선도 때문이다. 특히 자연산은 양식 횟감에 비해 인공사료나 항생제의 남용으로부터 안전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자연산을 먹을 때에는 어종을 특정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활어를 잡고 못잡고 하는 문제가 선장이나 선원, 또는 횟집주인의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자연산 활어를 취급하는 횟집이라면 식탁에 오르는 생선이 날 마다 바뀌어야 정상이다. 서귀포시 표선면(민속해안로 578-1)에 있는 횟집 다미진도 그런 횟집중 하나인데 이 집은 어선 두척과 계약을 해서 이 들의 어획량을 전량 수매해 수급을 조절하고 있다.
다미진에서는 요즘 자연산 꽃돔, 참돔, 벵에돔, 방어, 갈치, 며느리돔 등을 상에 올리고 있다. 이 집은 제주해역에서 잡히는 생선이 계절과 수온에 따라 바뀌는 와중에도 2~3가지 어종 만큼은 반드시 자연산을 상에 올리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11월부터 상에 오르는 대표적인 생선은 참돔으로 겨울부터 봄까지 제철이며, 회나 찜으로 적당한데다 맛이 좋아 고급 어종으로 분류된다. 황욱희 사장은 자연산 식별법에 대해 “참돔의 경우 자연산은 색깔이 선명한 반면, 양식은 검은 빛을 띄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집의 특이한 점은 메인메뉴가 전채요리(쓰기다시)보다 먼저 나온다는 점.
이 같은 방식에 대해 황사장은 “차가운 회를 먼저 낸 후 스끼다시, 탕의 순서로 정한 이유는 뜨거운 음식을 먼저 먹을 경우 미각이 둔해지기 때문”이라며 “개인적인 판단이긴 하지만 예민한 미각을 100으로 봤을 때 뜨거운 음식을 먹은 후 미각은 50 정도 밖에 기능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차가운 음식을 먼저 먹으면 미각이 예민한 상태에서 회의 맛을 만끽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가격은 양식 활어를 사용하는 기본 모듬회가 2인분에 12만원으로 서울과 비슷하며, 자연산이 올라오는 특모듬회는 2~3인분에 18만원, 4인분이 22만원이다. 다미진횟집은 제주도 지정 우수 관광업체, 제주도관광협회 베스트맛집, 서귀포시 모범음식점으로 지정된 바 있다.
/우현석객원기자 hnskwo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