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나이’ 이형준(24·JDX멀티스포츠)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72홀 최소타 기록을 갈아치우며 시즌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형준은 13일 전남 보성의 보성CC(파72·6,969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시즌 최종전 카이도코리아 투어챔피언십(총상금 3억원)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26언더파 262타를 때린 그는 이창우(23·CJ오쇼핑·21언더파)를 5타 차이로 따돌리고 미뤄왔던 시즌 첫 우승(통산 3승째)을 이뤄냈다.
26언더파 262타는 KPGA 투어 4라운드 대회 최소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장동규가 KPGA 선수권(스카이72 하늘코스)에서 세운 24언더파, 이승호가 2009년 삼성 베네스트오픈(가평 베네스트)에서 친 263타(파71)였다. 2014년 KYJ 투어챔피언십과 지난해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등 가을에만 2승이 있었던 이형준은 올해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려 3년 연속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광주 출신인 그는 고향 팬들의 응원 속에 위업을 이뤄내 곱절의 기쁨을 누렸다.
이형준은 2, 3라운드에서 연달아 8언더파 64타를 몰아치며 중간합계 20언더파를 마크했다. 1타 차 2위로 출발한 마관우(26)가 첫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한 덕에 한결 부담을 던 이형준은 거침없이 타수를 줄여나갔다. 3번홀(파3) 버디에 이어 4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이 홀로 빨려들어가 이글을 기록했다. 전반을 마쳤을 때 이미 4~5타 차 리드를 지켜 이후 관심은 우승의 향방보다는 기록 경신 여부에 쏠렸다. 10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은 이형준은 14번홀(파4)에서 먼 거리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최다 언더파 기록을 돌파했다. 대기록을 앞두고 긴장할 법도 했지만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이어갔다. 17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이형준은 2퍼트 버디로 최소타 기록마저 깨뜨린 뒤 18번홀(파4)을 파로 막아 기록을 완성했다. 우승상금은 6,000만원. 이형준은 “쉽게 깰 수 없는 기록을 만들고 싶었다”며 “내년에는 2승 이상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창우는 7타를 줄이며 분전을 펼쳤지만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2016시즌 제네시스 대상(MVP)을 받을 수 있었던 그는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3라운드에서 1타 밖에 줄이지 못해 공동 4위로 밀려난 게 아쉬웠다. 미국 진출 도전으로 이 대회에 불참한 최진호(32·현대제철)는 4,009포인트로 1위를 지켜 보너스 1억원과 현대자동차 제네시스도 부상으로 챙겼다. 최진호는 상금왕까지 2관왕에 올랐다. 이창우는 3,762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지훈(30·JDX멀티스포츠), 황재민(30), 조민근(27·매직캔)이 공동 3위(18언더파)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