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구리 선물 가격이 톤당 6,000달러를 넘어섰다며 한 주 동안 가격 상승폭이 5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장중 톤당 6,025.50달러까지 올라 1년5개월 만에 장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종가는 5.549달러로 소폭 하락 마감했지만 주간 상승폭이 11%에 달하면서 지난 2011년 10월 이후 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구리는 세계 경기가 가격에 민감하게 반영된다는 이유로 ‘닥터 코퍼(Dr Copper)’로 불린다.
철광석 가격도 ‘트럼프 효과’로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2014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철광석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7.4% 오른 톤당 79.70달러로 앞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후 상승폭이 18%에 달했다. 최근 일주일 주간 상승폭은 23%로 2008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컸다. 알루미늄·니켈·아연 등 기초금속 가격도 줄줄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금속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내는 것은 앞으로 4년간 미국을 이끌 트럼프 당선인이 향후 10년간 1조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미국 제조업 부활을 공언하면서 수요증대 기대감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에 힘입어 세계 최대 원자재 수요국인 중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도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원자재 거래업체인 SP앤젤은 철광석 등의 가격 상승이 “트럼프 정권의 잠재적인 부양책과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는 (정책) 수단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의 가격 상승이 과도한 수준이며 시장의 ‘트럼프 효과’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