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고] 승강기 '안전·산업' 두 토끼 잡자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


영국은 지난 1851년 산업혁명으로 급성장한 신기술과 신상품을 세계에 과시하고 파급시키기 위해 런던 대박람회를 열었다. 이 박람회는 신기술과 신제품 1만3,939점이 출품되고 600만명의 관람객이 참여하는 등 대성공을 거두면서 근대적 의미의 최초의 박람회로 평가받았다. 영국에 자극받은 프랑스도 박람회를 개최했는데 우리나라가 최초로 참여한 박람회가 바로 1889년 열린 파리 만국박람회다. 이 박람회에서 프랑스가 자국 철강 산업의 힘을 자랑하기 위해 세운 것이 301m 높이의 에펠탑이다. 이후 많은 국가가 경쟁적으로 박람회를 개최하게 되면서 박람회와 관련한 국제기구가 탄생했다. 이처럼 국제박람회는 지금까지 하나의 산업과 문화를 크게 증진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민안전처 주최로 오는 17일부터 사흘간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승강기 엑스포’를 주목할 만하다. 우리나라는 고층건물의 증가와 함께 아파트 위주의 주거 형태로 전 세계와 비교할 때 엘리베이터 이용 빈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현재 국내의 승강기 설치 대수가 59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규모 면에서 9위 수준이다. 더욱이 매년 3만대 이상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신규 시장 면에서도 세계 3위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승강기 사고는 최근 3년간 한 해 70여건이 발생하고 있고 이 중 70% 이상이 이용상 부주의에 따른 사고다. 이러한 부주의에 따른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승강기 이용자가 안전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개인마다 안전수칙을 잘 지키는 의식과 습관이 우리 사회의 안전문화로 정착돼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게 된 승강기를 주제로 한 국제박람회는 현재 전 세계 15개국에서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격년제로 승강기 엑스포를 세 차례 열었다. 제1회와 제2회는 ‘승강기 안전 엑스포’라는 이름으로 개최했다가 2014년 제3회부터는 국제전시연맹에서 국제인증을 획득해 ‘국제 승강기 엑스포’로 이름을 바꿔 열고 있다. 박람회의 국제인증은 외국 기업이 10% 이상 참여하고 외국인 관람객이 5% 이상 돼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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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행사에는 국내외 140개 기업이 참여해 230여개 부스를 운영하는 등 승강기 관련 최신 기술 정보와 제품 그리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관람자가 직접 안전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홍보관이 운영되고 다양한 국내외 컨퍼런스도 열린다. 특히 최근 경주 대지진으로 지진시 우려되는 사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은 점을 반영해 지진이 많은 일본의 국토교통성 관계자를 초청해 지진 때 예상되는 승강기 피해와 이에 대한 안전기준을 듣는 시간도 마련된다.

이번 승강기 엑스포에서는 안전 이용 요령에 대한 동영상 교육을 진행하고 엘리베이터에 갇혔다가 탈출하는 ‘체험승강기’, 에스컬레이터 안전 이용 방법을 직접 체험하는 ‘모형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운영하는 점도 눈에 띈다. 승강기 역사 및 사고사례 등에 대한 볼거리도 풍성하다. 이번 국제 승강기 엑스포를 계기로 국내 승강기 안전 산업의 진흥과 안전한 이용문화의 정착을 기대한다.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

한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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