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 이화학실험실' 가보니…"오염 제로 환경 유지" 24시간 실험실 모니터링

하루 평균 1,200건 샘플 검사

실험업무자격제 통과해야 가능

엄격한 관리에 생산실적 없어도

글로벌 제약사 제품 위탁 생산

까다로운 EMA 제조인증 통과해

고품질 바이오 전초기지로 우뚝

삼성바이오로직스 이화학 연구소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실험 샘플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로직스 이화학 연구소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실험 샘플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해 하루에 평균 1,200건, 1년에 47만개의 샘플을 검사하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화학 실험실에 들어서면 바닥에 끈끈이 같은 스티키 매트(Sticky Mat)가 맞는다. 신발 밑에 달라붙어 있을지 모르는 외부 오염물질을 없애기 위해서다. 추가로 보안경과 발을 덮는 실험복을 입어야 실험실 안을 돌아다닐 수 있다. 최재웅 삼성바이오로직스 품질분석파트 파트장은 “바이오의약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자재에 불순물이 있는지부터 생산제품의 순도를 계속해서 점검해야 한다”며 “700여종의 실험장비를 통해 24시간 검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4일 기자가 찾은 송도 바이오로직스 이화학 실험실은 20여명의 연구원이 생산현장에서 가져온 각종 샘플을 분석, 검사하느라 분주했다. 품질관리동 3층에 자리한 1,865㎡(약 564평) 크기의 실험실은 고품질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전초기지나 다름없었다. 배양 중인 의약품을 채취해 단백질 농도와 순도를 매일 검사하는 것도 이화학 실험실의 임무다. 바이오로직스가 내부 실험실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이 생산하는 바이오의약품은 동물세포 등에 원하는 치료물질 유전자를 넣은 뒤 이를 대량으로 키워 약을 얻어낸다. 생물에서 만든다고 해서 바이오의약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이 반도체 공장의 클린룸처럼 운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엄격한 관리 덕에 생산실적이 없었어도 로슈 같은 다국적 제약사의 제품을 위탁 생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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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경우 품질에 세심한 안전을 더했다. 실험실 안의 책상 가장자리에는 모두 노란선이 그어져 있다. 실험기구가 떨어지지 않도록 노란선 안쪽에만 두라는 의미다. 길쭉한 산소통처럼 생긴 고압가스는 잠긴 전용 캐비닛에 담겨 있고 관리자격을 가진 사람만 이를 열 수 있게 돼 있다. 발화성물질은 각각 별도의 시약장에 보관돼 있는데 안에서 불이 나도 밖으로 번지지 않는다는 것이 최 파트장의 설명이다.

실험실정보관리시스템(LIMS)도 눈에 띄었다. 실험실 직원이 실험실에 새로 들어온 시약 뒤의 바코드를 찍으니 언제, 어디서, 누가 이 약을 썼는지와 잔량이 얼마 남았는지가 모니터에 한번에 떴다. 이곳에서는 실험업무자격제(LMS)를 통과한 사람만이 실험을 할 수 있다. LMS는 등급별로 실험이 가능한 수준이 있어 자격이 안 되면 처음부터 아예 실험 자체를 할 수 없다. 이 같은 점을 인정받아 삼성바이오로직스 이화학 연구실은 지난달 미래창조과학부가 선정하는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최우수 인증을 받았다.

까다롭다는 유럽의약국(EMA) 제조인증도 통과했다. 해외에서 바이오의약품을 팔려면 생산시설에 대한 해당 국가의 인증을 받아야만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찾은 EMA 인력들은 공장이 원칙에 맞게 깨끗하게 운영되는지 보기 위해 쓰레기통과 하수구까지 뒤졌다. 닉 뷰몽 삼성바이오로직스 품질보증(QA)팀 상무는 “바이오의약품 제조가 처음이다 보니 해외 보건 당국에 시설의 안전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삼성만의 운영방식을 만들어냈다”며 “한 달에 두 번 이상의 내외부 감사를 통해 최고 품질의 바이오의약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도=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삼성바이오로직스 이화학 연구소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실험 샘플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로직스 이화학 연구소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실험 샘플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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