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로봇사업부의 규모를 두 배로 키워 대구에 둥지를 튼다.
지난해 매출 2,600억원을 기록한 현대중공업 로봇사업부는 국내 1위, 세계 7위 수준의 산업용 로봇 제조기업이다. 이로써 로봇산업진흥원·로봇클러스터 등의 로봇 산업 인프라를 갖춘 대구시는 로봇 산업 육성에 날개를 달게 됐다.
대구시는 16일 달성군 유가면 테크노폴리스에 현대중공업 로봇사업부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로봇사업부는 그룹의 사업부 분할 방침에 따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분사해 ‘현대로보틱스’라는 사명으로 신규법인을 설립, 본사 및 공장을 울산에서 대구로 이전하게 된다.
현대로보틱스는 아크용접, 스폿용접 등 자동차공장의 생산성 향상 및 노동력 절감을 위한 산업용 로봇을 주로 생산한다. 1,500억여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규모를 현재 4,800대에서 8,000대로 두 배 확충하는 것은 물론 의료로봇, 첨단로봇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로보틱스가 입주하는 터는 과거 미국 커민스사와 현대중공업의 합자회사인 현대커민스엔진이 있었던 곳이다. 현대커민스엔진이 세계 건설경기 불황 등으로 지난해 10월 사업을 철수하면서 현재 이곳은 빈 공장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현대로보틱스는 이달부터 증·개축 공사에 들어가 내년 2월까지 이전을 매듭짓고 양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빈 터를 채울 기업으로 현대중공업 로봇사업부를 선정하고 관계자들에게 대구의 강점을 설명하는 등 1년간 끈질기게 노력한 결과 유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현대로보틱스는 대구 의료 로봇과 시너지를 확보하는 한편 인공지능 로봇 시장에도 진출, 산업용 로봇에서 첨단 로봇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로봇 기업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한편 대구시는 로봇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로봇 산업의 핵심 거점 구축 및 집적화를 위해 3공단 내에 로봇산업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며 현재 38개 로봇 기업이 입주해 있다. 또 산업용 로봇 세계 2위 기업인 일본 야스카와전기 생산공장이 성서5차산업단지에 입주해 있고 글로벌 로봇 기업인 독일 쿠카도 로봇산업진흥원에 테스트 베드와 판매본부를 두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기업 유치에 목말랐던 대구에 롯데케미칼, 쿠팡, 현대로보틱스 등 관련 산업 1위 기업들이 잇따라 기반을 잡게 됐다”며 “이들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