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특전사령부 전·현직 대원들과 브로커의 보험사기 행각을 도와준 의사들이 붙잡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돈을 받고 특전사 대원들에게 허위 영구후유장해 진단서를 발급해 준 혐의(허위진단서 등의 작성)로 정형외과 의사 김모(52)씨를 구속하고, 박모(38)씨 등 의사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의사에게 환자를 소개한 브로커 3명도 적발했다.
의사 김씨는 2013년 1월부터 2015년 9월까지 브로커 김씨가 소개한 전직 특전사 대원 39명으로부터 1인당 30만∼50만원을 받고 허위로 영구후유장해 진단서를 발급해 준 혐의를 받는다.
의사 김씨는 환자들의 부상 정도가 가벼움에도 진단 부위를 손으로 잡아당겨 관절 이격 상태를 순간적으로 늘린 뒤 X선 촬영하거나, 관절 운동 범위를 측정할 때 각도기를 사용하지 않고 임의로 기재하는 수법을 썼다.
경찰조사 결과 피보험자 39명은 이 같은 방식으로 의사 김씨로부터 허위진단서를 받아 보험사에 제출해 총 11억2,000만원을 타냈다. 김씨 등 의사 3명이 발급한 진단서를 통해 지급된 보험금은 40억원에 달한다.
브로커 김씨 역시 특전사 출신으로 허위진단서를 발급해주는 의사들과 피보험자들을 연결시켜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지금까지 1억3,000만원 가량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의사 김씨는 브로커 김씨에게 “앞으로 20억원을 벌게 해주겠다”면서 개인차량 운전사 노릇을 비롯해 개인 심부름을 시키는 등 이른바 ‘갑질’을 하기도 했다.
의사 김씨는 자신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브로커 김씨와 피보험자들에게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는 민원을 국민권익위원회에 넣으라며 수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특전사 출신 피보험자 81명과 브로커 16명, 의사 3명 등 총 113명을 입건했다”며 “보험사기 혐의를 받는 현역 군인 64명은 국방부에 통보하고, 향후 소방관과 경찰관 등의 혐의도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