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反기성정치·극우 바람...佛 지피는 '트럼프 현상'

대안정당 대선후보 마크롱

아웃사이더 이미지 앞세워

지지율 15%로 고공비행

극우정당 국민전선 르펜도

결선투표 올라갈 가능성 커

정권탈환 어려워진 공화당은

국민전선과 대연정 추진



내년 4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프랑스가 오는 20일 제1야당인 공화당 경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선정국에 돌입한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정치혐오와 반이민 정서에 호소하는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돌풍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통 보수당인 공화당의 극우 색깔이 짙어지고 ‘탈정당’을 내세운 대안정당까지 등장하는 등 ‘트럼프 현상’이 프랑스 정치권을 휩쓸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르몽드는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이 이날 파리 근교 직업전문대학에서 대안정당인 ‘앙마르슈(나아가자)’의 대선후보로 공식 출마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마크롱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금과 같은 대격변기를 기존의 인물과 생각으로는 이겨낼 수 없다”며 “프랑스의 자신감을 되찾을 민주혁명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마크롱 전 장관의 전략이 이전에 보지 못했던 탈정당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4월 창당한 앙마르슈를 정당이 아닌 ‘단체’로 부르면서 좌파와 우파를 아우르는 새로운 정치운동을 표방하고 있다.


지지율 15%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마크롱 전 장관의 인기는 미국발 ‘트럼프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로운 정치인’으로서의 그의 이미지가 ‘아웃사이더’ 트럼프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마크롱 전 장관은 38세의 젊은 나이와 투자은행 출신이면서 사회당 정부 내각에서 일한 경력으로 기존에 없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2014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정부에서 경제장관으로 발탁된 그는 주당 근무시간을 늘리고 해고를 쉽게 하는 노동법 개정안 입법을 주도하며 사회당 내 친기업 인사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민·안보·종교 문제에서는 자유주의적 의견을 피력해 기존 보수와도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 마르크 이발디 툴루즈경제대 연구원은 “마크롱 전 장관은 기존 정치인들과 싸우는 새로운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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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는 이날 ‘트럼프-푸틴-르펜’ 협력 구상을 내세우며 노골적으로 트럼프와의 연대를 주장했다. 프랑스의 ‘반(反)기성정치’ 운동을 주도하며 반난민·고립주의 정책을 쏟아내온 그는 프랑스에 트럼프 현상을 이어갈 정치인으로 애초부터 주목됐다. 그는 이날 파리에서 선거운동본부를 열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내가 공조한다면 세계 평화를 위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르펜 대표는 앞서 9일 미국 대선 직후 “트럼프 당선으로 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르펜은 지지율 1~2위를 지키며 결선투표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반기성정치 돌풍에 친기업 진보 정치인인 마크롱 전 장관까지 출마 선언을 하면서 정권탈환에 먹구름에 낀 제1야당 공화당은 ‘극우’ 끌어안기에 나섰다. 20일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투표를 앞둔 알랭 쥐페 전 총리는 국민전선과의 대연정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으며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이민자 검증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한편 집권 사회당의 정권 재창출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다음달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힐 계획이지만 지지율이 역대 최저인 4%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재선은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안으로 검토되는 마뉘엘 발스 총리도 1차 투표에서 낙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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