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애플이 아이폰을 위탁 제조하는 대만 폭스콘에 일부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포천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6월 당시 대선후보였던 트럼프 당선인이 애플이 해외공장에서 제조업을 생산하는 것은 미 제조업을 몰락시키는 행위라고 강력 비판하자 위탁업체인 폭스콘과 중국 페가트론에 공장 이전을 요청했다. 매체에 따르면 페가트론은 비용 문제로 애플의 제안을 거부했지만 폭스콘은 이 사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 정우 폭스콘 부회장은 최근 강연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DE) 패널 생산 공장을 일본에 짓고 있는데 미국에도 만들 수 있다”며 “우리의 주요 고객이 미국에서 제조해달라고 요구한다면 맞춰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바 있다. 포천은 이후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만큼 위탁기업들에 대한 애플의 귀환 요구가 더 강해질 것이라며 아이폰 공장의 미국 유턴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사인 포드의 경우 미국에 공장을 유지하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지속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18일 트럼프 당선인은 인터넷 성명을 통해 “빌 포드 포드 회장이 내게 전화해 켄터키주의 포드 공장을 멕시코로 옮기지 않고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포드는 계속 켄터키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밝힌 포드 공장은 애초 멕시코 이전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가 멕시코로 이전한다고 발표한 공장은 켄터키가 아닌 미시건주의 소형차 및 하이브리드차 생산 공장이다. 그러나 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이 포드에 떠나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포드가 앞으로 지속적인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포드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표 이후 성명에서 “우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격려를 받았고 미국의 생산성을 높이는 정책을 통해 미국에서 차를 계속 생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하는 제조업 공장 유턴이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무리한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이 해외공장 귀환을 외치고 있지만 이는 미국의 노동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WSJ와 인터뷰한 세계 3위 위탁제조업체 미국 자빌서킷의 존 덜치노스 부회장은 “우리는 최근 3주 만에 3만 5,000명의 노동자를 중국에서 신규 채용했다”며 “미국에서는 이와 같은 신속한 고용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도 미 CBS방송에 출연해 “중국 노동자들이 아이폰 생산과 관련해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같은 조건에 노동자를 고용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