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군 산이면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이 나온 데 이어 무안 오리농장도 감염이 의심돼 축산방역 당국이 살처분에 나섰다.
지난 17일 가금류 사육농가가 밀집된 충북 음성군 맹동면 용촌리의 한 농가에서 사육하는 오리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줄줄이 충남·북, 전남·북까지 AI가 확산되고 있다.
간이 검사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양성 반응을 확인한 방역당국은 AI 발생 농장 인근에 ‘살처분’ 작업에 나선 상태다. 한때 중국 등지에서 인명 피해까지 초래했던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서해안을 따라 중부 내륙까지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아직까지 경남·북과 강원 지역에서는 AI 의심 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AI가 모두 서해안 라인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서울, 경기, 인천, 대전, 광주, 세종, 충남북, 전남북에 대해 19일 0시부터 20일 낮 12시까지 36시간의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AI가 지리적으로 서쪽 지역에 몰리는 이유로는 철새 도래지가 서해안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꼽힌다. 전남에는 영산강과 고천암호, 영암호, 순천만, 해남 간척지 등 철새 도래지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전북의 만경강과 동림저수지, 금강 하굿둑도 다양한 철새가 월동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들 지역은 농경지가 넓고 추수 후 떨어진 나락이 많아 철새가 선호하는 월동지이기도 하다.
축산당국 관계자는 “서해안 벨트 곳곳에 철새 도래지가 있고 오리를 키우는 농가도 많아 AI 역시 이 벨트를 중심으로 많이 집중된다”며 “방역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개별 농가 역시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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