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檢 "朴대통령 뇌물 혐의 추가 수사…아직 다 끝난게 아니다"

■ 중간 수사결과 발표

朴대통령, 최순실에 "재단 운영 살펴봐달라"

정호성, 朴 지시로 비밀문건 등 180건 유출

안종범, 이승철에 사실 은폐 지시 '증거인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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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에 박근혜 대통령이 공범으로 연루돼 있다고 판단했다.

대통령의 형사소추 면제권 때문에 기소를 못 했지만 범죄 혐의는 사실상 드러난 상태라는 것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0일 최씨와 청와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기소하면서 박 대통령을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이영렬 본부장은 “대통령이 세 사람의 범죄사실 상당 부분과 공모관계가 있다”며 “대통령 수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로 입건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날 검찰의 발표로 ‘최순실-박 대통령-안종범’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특검이 시작될 때까지 ‘대검 중수부급’ 규모의 특별수사본부를 계속 가동하면서 추가 혐의를 밝혀내겠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추가 혐의에 대해 “배제할 수 없다. 추가로 인지해 수사할 수 있다”고 강경한 방침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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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소된 세 사람의 공소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최씨와 함께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전반에 개입했다. 박 대통령은 재단설립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기업 총수들과 비공개 면담 일정을 잡았다. 지난해 7월24∼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 7명을 비공개 면담한 박 대통령은 총수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요청했고 이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통해 774억원의 출연금을 모았다. 최씨에게는 “재단의 운영을 살펴봐달라”며 사실상 전권을 넘겼다. 또 최씨는 재단 임원진을 측근 인물들로 꾸려 수시로 보고받으면서 인사와 운영을 장악했다. 다만 검찰은 재단 출연 기업들에 대해서는 세무조사 등 불이익을 면하고자 어쩔 수 없이 돈을 냈다고 보고 뇌물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또 삼성이 최씨와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35억원을 지원한 혐의 등 일부 기업들의 추가 의혹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의 ‘이권 챙기기’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박 대통령에게 부탁해 지인 회사인 자동차 부품업체 K사가 현대자동차에 납품할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최씨는 K사로부터 5,000만여원의 금품을 챙겼다. 박 대통령은 최씨가 사실상 소유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대기업 일감을 몰아주도록 압박하기도 했다. KT에는 최씨와 인사 청탁까지 공모했다. 롯데그룹을 상대로는 최씨가 설립한 더블루케이의 이익을 위해 체육시설 건립자금 75억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도 더블루케이 이익을 위해 예정에 없던 장애인 펜싱팀을 설립해야 했다.

‘국정농단’ 논란의 중심에 있던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 의혹도 검찰 수사로 내막이 드러났다. 정 전 비서관은 2013년 10월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국토교통부 장관 명의의 ‘생활체육시설 추가대상지 검토안’ 문건을 최씨에게 전달하는 등 지난 4월까지 180건의 문건을 유출했다. 일반에 공개돼서는 안 되는 ‘공무상 비밀 문건’도 47건이나 포함됐다. 유출 자료에는 정부부처·공공기관 고위직 인사안과 국무회의 자료, 외교자료 등 국정 핵심 자료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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