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의 주거에 대한 인식 변화를 고려하면 임대주택(Multifamily)이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습니다.”
하이디 러너(사진) 세빌스 스터들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부동산 투자를 고려하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임대주택 시장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실제 최근 들어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임대주택 거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 오피스·리테일·물류센터·임대주택 등의 자산 유형 중에서 거래 규모가 증가한 것은 임대주택이 유일하다. 세빌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된 임대주택은 전년 대비 11.6% 증가했다. 반면 오피스(-6.8%), 리테일(-12.9%), 물류센터(-18.7%) 등은 7~19% 가까이 거래량이 감소했다.
전체 부동산 투자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지 않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전체 부동산 거래 금액 3,520억 달러 중 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1,119억달러로 전체의 약 31.8%를 차지했다. 이는 5년 전인 2011년의 25.2%에 비해 6.6%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하이디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10년 전에는 미국인들이 주택을 소유하는 비율이 70%에 육박했으나 현재는 60% 초반 대까지 떨어졌다”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가 영향을 미쳤으며, 임대주택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의 등장, 결혼과 주택 취득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주요 대도시가 아닌 세컨더리 마켓에도 눈길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 주요 대도시의 투자수익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인구가 확보된 세컨더리 도시에서 좋은 투자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며 “현지의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파악할 수 있는 현지 운용사와 손을 잡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시장 규모가 작으므로 수익 또한 작을 수 있으며, 유동성도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대도시에 비해 작은 것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이 미국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연방준비위원회의 경제 전망은 항상 예상치를 하회 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에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파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더라도 이는 미국 경기 회복과 달러 강세를 뜻하기 때문에 달러화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해외투자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미국 대선 결과로 인해 당분간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